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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 - 제24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ㅣ 보름달문고 93
하신하 지음, 안경미 그림 / 문학동네 / 2024년 1월
평점 :
딸아이도 훌쩍거리고 나도 읽었던
감동적인 동화책 《긴긴밤》은
제21회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이었다.
이번에 읽은 《우주의 속삭임》은
제24회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대상 작품이다.
책 제목과 표지 그림만 보더라도
장르가 SF일 것이라는
강한 추측이 되는 《우주의 속삭임》은
어린이 SF 동화책으로 다섯 편의
단편 동화가 실려있다.
이 다섯 편의 동화를 통해서
우리는 멀지 않은 미래의 지구 모습이
상상되고, 행성으로의 여행,
외계인과의 만남 그리고 이제는
어느 정도 구체화되고 상상되는
로봇이나 휴머노이드와 함께하는
미래의 생활, 더 나아가서 인간과 기계의 합체인 사이보그(지나 3.0)를 만날 수 있다.
- 반짝이는 별먼지
- 타보타의 아이들
- 달로 가는 길
- 들어오지 마시오
- 지나 3.0
결코 먼 미래의 상상 속 이야기가 아닌
곧 다가올 우리의 미래.
친근하게 따뜻하게 또는 우울하게
느껴질 수 있는 실현 가능한
우리의 미래 이야기들이다.
첫 번째 이야기 《반짝이는 별먼지》는
허름한 여행자 숙소 '별먼지'를 운영하고 있는 할머니와 아이에게 제로라는 외계인이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50년 전 갑자기 혼선된 라디오 방송에 엽서를 보냈다는 할머니. 제로는 할머니가 보낸 엽서가 당첨되어 우주 복권 선물을 전달하기 위해 할머니를 찾아왔던 것이다. 당첨된 복권으로 할머니는 오로타 행성으로 여행을 떠나는 첫 지구인이 되었다.
p.28
50년 뒤에 지구에 우주선이 오고
우주 호텔이 생깁니다.
외계인을 만나고 싶어요.
환영합니다!
p.29
귀하의 믿음에 감사드립니다.
귀하는 오로타 행성을 방문하는 첫 지구인으로 당첨되셨습니다. 귀하는 원하셨던 우주 호텔을 갖게 될 것이며 더불어 오로타 행성에 올 수 있는 우주 항공권을 받게 되셨습니다.
방금 오로타의 우주선이 지구로 향하였습니다. 귀하를 만나 선물을 전해 드릴 날을 기다립니다.
우주를 믿었던 아이는 50년이 흘러
할머니가 되었고, 50년에 걸쳐 지구에 도착한 외계인으로부터 상품을 받은 할머니는 반짝이는 별먼지가 되어 오로타 행성으로 여행을 떠난다.
할머니와 이별 후 홀로 남겨진 아이는
이제 외계인 제로와 함께 지구의 첫 우주 공항에서 새롭게 수리한 '우주 호텔 별먼지'의 주인이 되어 손님을 기다린다.
할머니의 죽음이라고 할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를 우주여행과 외계인의 만남으로 결합시켜 신비로움과 기쁨, 슬픔을 동시에 느끼게 해주는 아름다운 동화이다.
두 번째 글인 《타보타의 아이들》은
인류가 세운 타보타 행성 탐사기지에
남겨진 인공지능 로봇 티티의 이야기다. 티티는 함께 온실 작업을 하던 홍박사가 붙여준 이름이다.
p. 42
"이봐, 우리가 이름을 부르는 건 서로 잘 안다는 뜻이야. 더구나 별명이나 애칭을 부른다면 그건 친구라는 뜻이지. 이제부터 너를 티티라고 부를게."
그렇게 나, 로봇 TAT-129는 티티가 되었다.
티티는 어느날 폐쇄된 온실에서 촉촉한 이끼를 발견하고 이끼에게 '보보'란 이름을 붙여준다. 티티는 보보가 퍼져갈 수 있도록 자신의 몸까지 내어주고 생명체가 가득한 타보타 행성을 상상하며 서서히 녹슬어 간다.
언어와 감정이 함께 프로그래밍 돼있는 인공지능 로봇 티티의 사랑과 희생은 눈물이 찔끔할 정도의 감동이 있다.
p.61
보보 힘내, 이게 우리가 사랑을 나누는 방식이야.
티티가 이끼를 키우기 위해 습도와 온도, 햇빛을 조절하며 살피는 모습에서 영화로 먼저 보고 소설로도 읽었던 《마션》이 떠올랐다. 홀로 화성에 남겨진 화학박사이자 식물학자인 마크 와트니가 오로지 생존을 위해 물을 만들어 내고 지구 작물인 감자를 키우며 생명력 성장에 기뻐하는 모습과 오버랩된다.
《달로 가는 길》에서는 자신이 인간인 줄 알고 살았던, 눈물까지 흘리는 12살 휴머노이드 진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하이브리드 생명 연장술로도 인간의 노화를 막을 수 없어 힘들고 기력이 쇠한 부모는 낡은 로봇이 된 진을 로봇 폐기물 처리 공장이 있는 달로 보내려 한다. 엄마, 아빠, 집과 지구를 사랑한 진의 달로 가는 마지막 여정이 슬프게 다가온다.
이외에 《들어오지 마시오》와 《지나 3.0》까지 어린이 동화책이라고 하지만 성인이 읽어도 좋은 감동과 울림이 있는 《우주의 속삭임》을 아이들과 부모님이 함께 읽어도 좋을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