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라 스트라다 - 老의사가 걷고 바라본 유럽의 길
이철 지음 / 예미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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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여행을 다니기에는 아직 아이가 어려서, 요즘은 관광지를 배경으로 한 영화나 책을 보며 대리만족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길, 라 스트라다>라는 제목의 유럽여행 에세이를 발견했는데, 책장을 넘겨보니 사진과 글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마치 저자와 함께 패키지 여행을 다니며 같은 풍경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듯한 기분이 들어 매우 반가웠습니다.


<길, 라 스트라다>는 우리나라 1세대 신생아 진료 세부전문의였던 이철 님이 정년퇴직 이후 여행을 다니며 쓴 책입니다. 말을 할 줄 모르는 미숙아를 세심한 눈과 마음으로 치료하던 의사가 정년을 마치고, 여행 중 만나는 많은 사물들을 사랑의 눈과 마음으로 촬영하는 아마추어 사진가로서 여행을 하며 찍은 사진과 글을 모아 하나로 정리한 여행 사진 에세이입니다. 영유아 엄마인 저로서는 여행지에서 만난 아이들이나 아이들을 위한 공간에 관심을 갖고 애정 어린 한 마디씩 덧붙이는 저자의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책에는 저자가 로마, 스페인, 시칠리아, 프로방스, 그리스를 여행하며 찍은 사진과 글이 담겨 있습니다. 몇 년 전 저도 로마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다녀왔기에, 이 부분은 추억을 되살리며 읽을 수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별다른 사전조사 없이 마음 가는 대로, 발 닿는 대로 바쁘게 돌아다니며 하루하루를 보냈던 기억이 납니다. 유명한 장소나 유적지를 방문했지만, 여기가 어디인지,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잘 몰랐었는데, 저자의 설명과 사진을 보니 "아, 이거였구나. 이런 곳이었구나."라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수많은 정보가 나열된 복잡한 여행서적보다 더 담백하고 부담 없이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제가 가보지 못한 시칠리아, 프로방스, 그리스에 대한 부분도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이곳들은 워낙 유명한 관광지이고 저도 늘 한 번쯤은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곳들이라, 대리만족하며 눈호강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몇 년 안에 이곳들을 방문하게 된다면, 한 번쯤 다시 읽고 나서 제가 찍은 사진과 비교해보고, 저도 짧은 여행 에세이를 블로그에라도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를 잘 모르는 제가 읽어도 "아, 이 분은 이렇게 살아오셨고 이런 생각을 하며 지내셨구나." 하고 저자를 더 잘 알아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옷깃이라도 스친 인연이 있는 분들은 더더욱 그렇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여행 중 찍은 많은 사진 중 6장이 활명수 광고사진으로 우연히 쓰였다고 합니다. 또한, 여행사진으로 캘린더를 만들어 주변에 선물하기도 하고,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재탄생하기도 했다니 정말 저자가 부러웠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다른 사람과 불편하지 않게 함께 여행한 듯한 기분이 들어 좋았습니다. 저도 앞으로 어디든 여행을 다니게 되면 새로운 시각으로 사진을 찍고, 그때 떠오른 생각들을 잘 정리해 한 권의 책으로 모아보고 싶다는 새로운 꿈이 생겼습니다. <길, 라 스트라다>와 함께 편안하고 즐거운 여행을 떠나고 싶으신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리앤프리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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