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파리 골목마다 백년 가게
쑨이멍 지음, 박지민 옮김 / 빅허그 / 2024년 6월
평점 :

6년 전, 직장 스트레스로 인해 심한 번아웃을 겪으며 불안장애와 우울증이 왔던 저는, 더 이상 이렇게 살 수 없다는 생각에 퇴사를 결심했습니다. 남편은 사용할 수 있는 모든 휴가를 모아 함께 3주간 파리로 여행을 떠났고, 아무도 저를 모르는 곳에서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며 진정한 행복을 느꼈습니다. 이 여행을 통해 비관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아이도 낳기로 결심했을 정도로 제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자영업을 유지하기 어려워 가게 간판이 자주 바뀌는 상황이 마음을 아프게 했는데, 파리에서는 우리가 묵었던 호텔이 200년 된 건물이고, 주변 가게들은 수십 년, 심지어 100년이 넘은 곳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변치 않음이 부러웠습니다. 다음에 파리에 다시 가게 된다면, <파리 골목마다 백년 가게>를 읽고 가보고 싶은 장소를 미리 정해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파리 골목마다 백년 가게>의 저자 쑨이멍은 2016년 파리고등응용예술대학 학생 시절, 일러스트레이션 과제로 파리의 아름다운 가게들을 그림으로 그려 작은 책자로 엮었습니다. 이후 아트 페어에서 전시하며 파리의 오래된 가게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이 작은 책자가 정식 출판되면서 50곳의 백년 가게를 소개하는 책으로 탄생했습니다.

이 책은 오래된 가게, 즉 노포를 찾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딱 맞는 책입니다. 여행이나 출장 계획이 있다면 더욱 유용할 것이고, 이미 파리를 다녀온 분들도 이 책을 통해 그 감성을 다시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책에 소개된 50개의 상점 중 마카롱 가게 라뒤레를 다녀왔고, 푸쉐(초콜릿),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서점), 마리아쥬 프레르(허브차) 등 몇 곳은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다른 가게들은 처음 접했지만, 아름다운 그림과 상세한 설명 덕분에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저는 초콜릿과 아이스크림 등 달콤한 디저트를 좋아해 그러한 가게들에 관심이 갔습니다. 또한 신문 박물관으로 유명한 고문서 서점 라 갈캉트에도 가서 제 생일 신문을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서점은 전직 기자 크리티앙 바이의 꿈이 담긴 곳으로, 그는 오래된 신문 10만 부를 소장하고 신문 박물관을 만들겠다는 꿈을 꾸었지만, 결국 서점은 파리의 신문 박물관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파리에 대해 잘 모르거나 관심이 없어도 이 책은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표지나 제목이 마음에 든다면 꼭 읽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시원한 도서관이나 집에서 이 책을 읽으며 휴가를 즐기고 싶으신 분들께도 <파리 골목마다 백년 가게>를 추천합니다. 이 책은 파리의 오래된 가게들을 다녀온 듯한 기분을 선사할 것입니다.
-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