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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나를 함부로 대할 수 없습니다 - 나를 갉아먹는 관계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위한 해방 심리학
라마니 더바술라 지음, 최기원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6월
평점 :

'가스라이팅'과 '나르시시스트'라는 단어를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저는 가정과 일터에서 나르시시스트의 가스라이팅을 경험해 본 적이 있습니다. 당시엔 이 개념들을 알지 못해 스스로를 자책하며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관련 글과 영상을 접하고 '이거다' 싶어서 한참 자료만 찾아 헤맸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때의 사람들과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고, 내가 잘못한 게 아니란 걸 인지하면서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관련 책을 보면 그냥 지나치기 힘듭니다. <누구도 나를 함부로 대할 수 없습니다>라는 제목을 보고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에서 사용하는 '나르시시즘'은 임상적 진단이 아닌 성격 양식을 반영한 것입니다. 자기애적 학대 피해자는 "내 주변 사람은 나르시시즘 확진을 받은 게 아니니 내가 과민 반응하는 것일 수도 있어"라고 생각하며 자기 경험을 별것 아니라고 단정 짓습니다. 저도 그런 의심과 자책을 반복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책은 저와 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쓰였습니다.

저자는 "당신 주변의 자기애적인 사람이 변할 수 있다는 희망은 품지 않는 게 낫다"고 단정적으로 주장합니다. 저도 그런 희망을 품고 스스로를 희망고문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피해자들은 나르시시스트의 성향을 이해하려 노력합니다. 그러나 저자는 나르시시스트의 행동을 다른 정신 건강 문제 탓으로 판단하며 눈감아주지 말라고 합니다. 저도 이러한 부분만 일찌감치 인지했더라면 시간 낭비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우리 대부분은 나르시시즘이 극심한 악당 버전이 아니라 그 중간 어딘가에 있는 사람들을 상대하고 있습니다. 나르시시즘이 무엇인지, 유형이 무엇인지 알고 이러한 관계와 관련 행동을 이해하면, 피해자로서 자신을 비난하지 않고, 심신을 치유할 수 있다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책에서의 자기애적 학대는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 거짓말을 하고, 상대를 무시하고 불인정하는 반복적인 패턴을 말합니다. 자기애적인 사람들은 인정이나 칭찬 같은 자기애적 공급원이 있을 때만 친밀감을 제공합니다. 희망과 절망을 적절히 섞어 상대방에게 결핍을 느끼게 합니다.

이 책을 읽고 저는 "괜찮아. 충분해. 잘하고 있어"라고 스스로에게 자주 말해주기로 결심했습니다. 완벽주의도 자기애적 학대의 약자가 갖게 되는 강박 중 하나라고 합니다. 내 곁의 나르시시스트는 여전히 나를 무시할 것이지만, 이제는 그들의 부정적인 말을 내게 옮기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저자는 "자신을 용서하라"고 말합니다. 내 탓이 아니고 내 잘못이 아니라는 겁니다. 이 책은 "당신 잘못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로 끝이 납니다. 이러한 관계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누구도 나를 함부로 대할 수 없습니다>를 꼭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좋은 책을 만나 감사한 마음입니다.
- 리앤프리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