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대학시절 한 여학생이 자신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아 심한 가슴앓이를 한 적이 있고 이때 사람의 마음을 알고 싶어 전공을 상담으로 바꾸게 된다. 이렇듯 시작은 불순(?)했지만 뭐, 그럴 수도 있는 거 아닐까! 시작은 로맨스물이었을지언정 현재 저자는 가족 상담 분야의 국내 최고 권위자이다. 그리고 그 명성에 걸맞게 이 책은 훌륭한 인사이트들로 가득하다.사실 나는 사람들 입에서 나오는 말을 곧이 곧대로 믿지는 않는다. 의심이 많아서라기보다는 생각보다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지 않으며 때로는 자신의 감정을 자신조차도 모르기 때문이다. 더욱이 한국인들은 감정에 솔직하지 못한 경향이 짙다. 타인의 시선에 민감한 문화 때문일까. 저자는 모든 인간에게는 작고 못난 존재라는 수치심이 있는데 이것이 건드려질 때 고통스러워한다고 한다.하지만 그 고통 피하기만 한다고 능사가 아닐 것이다. 문제를 알게된 순간 모르던 때와는 전혀 다른 인생을 살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인지한 자신의 문제를 차츰 해결해나가는 것이 진정 성장하는 삶일 것이다. 책에는 상담사례와 저자 자신의 사례를 들어가며 우리가 느끼는 불편한 감정들을 파헤쳐나간다. 그럼 책을 읽으면서 인상깊었던 부분을 남겨보겠다.P.44 감정은 느끼고 표현하면 저절로 사라진다. 하지만 표현되지 못한 감정은 우리 어딘가에 남아 끊임없이 표현되기를 요구한다.P.127 화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 메시지를 갖고 있다. 하나는 "나는 옳고 다른 사람이 잘못됐다"는 메시지다. 다른 하나는 "나는 다른 사람들을 바꿀 것이다"라는 메시지다. 화의 사촌 감정들 역시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라는 메시지를 갖고 있다.P.132~133 인간이라는 모순적 존재를 품기 위해서는 안정된 정서가 필수적이다. 안정된 정서란 편안하고 자신감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이런 정서를 가진 사람들은 자기와 남의 부족한 부분, 약점을 품을 수 있다. 갈등 상황이 발생하거나 모순이 있더라도 이를 꼭 해결하려 하지 않고 품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다.싫어하던 사람들이 하는 짓이랑 별반 다를 거 없는 행동을 하고 자괴감을 느끼고 있던 중이었다. 대화코드가 어느 정도 맞던 애에게 "내가 이런 사람이라니!"라고 말하자 그 애는 "사람이란 존재가 항상 일관적이기는 어려워"라는 말을 했는데 듣고 묘하게 위안이 된 적이 있었다.P. 218 많은 사람들이 악을 미워하기 때문에 자신은 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악에 대한 미움도 미움이기에 역설적으로 이미 악의 세계에 들어왔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결국 이 생각이 악이 아니려면 악을 행하는 사람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있어야 하고 그들을 포용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사실 이 문장이 포함된 부분을 읽고 오늘 하루종일 많은 생각을 해보았다. 청소년기까지 아빠빼고 미워한 사람이 딱 한 명있는데 그 아이를 미워하는 동안 내가 악마가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걔는 정작 멀쩡한데 말이다. 귀한 내 에너지만 낭비한 꼴이었다. 하지만 나한테 잘못한 인간들은 나중에라도 다 벌받았기에 뭐든 내가 모르는 재수 옴붙은 일이 있었을 거라 믿는다. 그리고 포용하는 마음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이 필요할 거 같다. 이 포용이란게 '이해'의 영역이지, '함께'의 영역이 아니라면 다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는 받아들일 수 있을 거 같다.P. 271~272 우리가 작은 존재임을 인정하고 이를 받아들이면 비교 축에서 벗어날 수 있다. 작은 존재임을 인정하면 커지려는 경쟁이 필요 없다.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이를 통해서 상대방을 지배하려는 노력들이 무의미해진다. 작기 때문에 경쟁이 아닌 협력이 필요하다.생각보다 생각할 거리가 많이 담긴 책이었고 앞으로도 계속 생각해 볼 주제인 거 같다. 자신의 감정을 좀 더 들여다 보고 감정면에서 더욱 성장하는 나를 만들고자 하는 분들이 읽으면 좋을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