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치맥, 삼겹살 다이어트 - 맘컷 먹고 살 빼는 과탄단 분리식단
일보접근 지음 / 비엠케이(BMK) / 2023년 3월
평점 :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 내 비만은 인슐린 저항성 때문이고 나는 지금 대사장애 상태이므로 음식을 가려먹고 공복시간을 늘리면 된다고 생각했다. 원인을 알았으니 책은 더이상 필요없으며 살을 못 빼고 있는 건 순전히 나의 의지가 부족해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그래서 될 거 같았으면 벌써 뺐다. 저자와 마찬가지로 간헐적 단식은 간헐적 폭식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아동비만부터 갱년기 언저리까지 다이어트를 계속 시도한 사람의 말을 듣기로 했다.
저자는 수많은 세월 양약과 한약, 온갖 식단, 단식원, 지방흡입까지 해보았다. 하지만 슬프게도 69.5kg와 70kg사이에서 울고 웃는 시간을 반복해왔다. 과식에 대한 죄책감도 가지고 있어서 그렇게 실컷 먹어본 적도 많지 않은 거 같다. 참으로 공감이 갔다. 누가 보면 나의 요몇년 사이의 증량은 매끼를 밥공기 대신 솥으로 밥을 먹은 결과인 줄 알것이다. 하지만 아니다. 적잖게 먹으나 크게 과식이랄 건 없었다. 굶어봤자 빠지기는커녕 그저 안 찔 뿐이었다.
P.74 단식의 원리도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익숙한 내용이었다. 지난번 한약 다이어트의 이론과 비슷했는데 '독소와 노폐물 제거'가 핵심이라고 했다. 그 말을 듣자 짜증이 올라왔다. 독극물 한 번 마셔 본 적 없는 사람이 난데, 내 몸엔 대체 뭔 놈의 독소가 그렇게 많아서 뚱뚱하다는 건지. 억울했다.
저자는 지인의 소개로 한 인터넷 카페를 알게 된다. 그리고 이 카페에서 놀라운 관경을 보게 된다. 사람들이 양껏 맘껏 먹어재끼고 있었다. 삼시세끼를 배부르게 말이다. 그런데도 살이 빠졌다. 그 비결은 바로 과탄단 식단으로 아침은 과일, 점심은 탄수화물, 저녁은 단백질로 마음껏 먹는다, 대신, 식사 후 공복 4시간을 지키며 취침 전 4시간동안은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이때 먹는 것은 가공이 거의 되지 않은 자연상태의 것을 먹으며 소스나 합성감미료도 제한된다. 재래된장이나 간장같은 것은 된다. 그리고 그날 먹은 것을 카페에 올린다. 찾아서 나도 바로 가입했다.
P.211 최고의 인테리어는 청소, 최고의 성형은 다이어트라는 말이 있다. 더러운 방에 새 가구를 들이고, 예쁜 커튼을 달아봐야 소용이 없다. 우선은 청소가 답이다. 독소와 노폐물이 가득한 몸에, 영양제를 종류별로 먹는다고 해서 건강해지지 않는다. 우리의 식사가 그렇다. 기본을 넘어선 필요 이상의 양념이 나를 살찌운다. 매일 억울한 식사가 될 뿐임을 잊지 말자.
세상은 도처에 유혹이 가득하다. 그리고 모든 유혹에는 독이 들어있었다. 맛있다며 유혹해대는 광고 속 음식에는 설탕과 각종 합성조미료와 같은 비만으로 가는 독이 있었다. 10일에 5kg를 빼주고, 한달에 10kg을 빼준다는 다이어트 업체는 몸만 고달프게 하고 내 통장잔고와 멘탈을 야금야금 갉아먹게 하는 독을 주었다. 그렇게 남좋은 일만 시켜주었다.
P.224 나를 책임져 주지 않은 존재들에게 소중한 돈과 에너지를 빼앗겨 가며 자신을 아프게 만들었다. 헤어려보니 인생의 절반도 넘는 긴 시간이었다. 무지한 주인으로 인해 고통의 시간을 버텨 내느라 고생했을 내 몸에 미안한 마음이다.
다이어트란 글자만 가리고 읽으면 인생을 말하는 것 같은 글들도 꽤 울림이 있었다. 나름 좋았다. 책에서는 과탄단 식단을 어떻게 구성할지부터 먹지 말아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정체기와 유지기를 어떻게 보내는지, 그리고 섭취 및 조리 시 주의사항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더불어 과탄단 식단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한 수기 또한 수록되어 있다. 시작해보자. 과탄단 식단. 매번 실패했음에도 이번 사랑이 마지막이었으면 좋겠어란 마음을 품고 사랑을 시작하듯 그렇게 과탄단 식단으로 다시 다이어트를 시작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