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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과 함께 하는 삶 - 지금부터 당신은 항상 괜찮을 수 있습니다.
김지나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23년 1월
평점 :
품절
요즘 명상을 잘 안 해서 명상이 필요할 거 같아서 서평단을 신청했다. 그런데 명상하는 방법을 알려준다기 보다는 에고와 참나에 대한 설명과 그것을 명상과 삶에서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대해서 설명해주는 책이었다. 영성 덕후 기질이 조금 있어서 이런 내용 좋아한다. 예상과는 좀 달랐지만 나쁘지 않았다. 아니 좋았다.
에고는 분별하려고 한다. 항상 결핍을 느끼고 불안하고 초조하다. 반면 참나는 전체를 아우르는 개념이고 사랑 그 자체이다. 깨어남이란 에고에서 참나로 정체성을 옮겨가는 것이라고 한다. 사실 맘에 드는 페이지를 고르기가 어려웠다. 모든 페이지를 체크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고르기 어려웠지만 그럼에도 마음에 들었던 문장들을 적어보겠다.
P. 39 삶에 대한 신뢰가 생기면 받아들임과 내맡김이 자연스럽게 진행됩니다. 안 좋아 보이고 걱정되는 상황이 여전히 생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마음 속에서 '생각만큼 나쁜 게 아닐 수도 있어. 삶이 알아서 해주겠지. 내가 보기에 좋지 않을지라도 삶의 뜻이 그렇다면 괜찮아'라고 여기는 순간 걱정과 두려움에서 해방되고 평안함이 찾아옴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삶에 대한 신뢰라, 나는 삶을 전적으로 신뢰하지는 않는다. 신도 안 믿는데 삶을 믿으라니. 하지만 예전보다는 많이 믿는다. 일생일대의 행운이라고 믿었던 상황은 일생일대의 재앙이었으며 그 당시에는 불행이었으나 반년도 채 되지 않아서 사실은 조상님이 온 힘을 다해 도우신 일이었다는 걸 굳이 찾아보지 않아도 그저 살아있다는 이유만으로 삶이 알려준 일이 있었다. 내 뜻보다 삶이 앞으로 내게 보여줄 모습이 더 근사할지도.
P. 139 삶이 항상 내가 그리는 완벽한 모습이어야 한다고 여기는 마음은 집착입니다. 그것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집착을 내려놓는다는 것은 자포자기가 아니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입니다. 지금 고민하는 그것의 결말이 내가 짠 시나리오대로 되어야 한다는 고집을 내려놓으면 됩니다. 열린 결말로 두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그랬던 거 같다. 집에서의 모습도 학교에서의 모습도 회사에서의 모습도 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내가 뭘 잘 몰라서 그러고 있었던 거였다. 완벽한 가정은 드라마 속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것이지 현실에서는 쉽지 않다는 걸 말이다. 겉으로는 멀쩡해보여도 다들 크고 작은 아픔들이 있었다. 그게 아니라면 지독한 이기주의가 팽배해있거나. 학교도 회사도 마찬가지였다. 완벽한 모습도 상황도 잘 없었다. 굳이 있다면 사기치기 전 사기꾼이나 내 맘에 쏙 들게 행동한다고 줏어들은 바 있다. 다 맘에 들 수 없다.
P. 238 사실은 에고도 나이기 때문에 제거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잘 데리고 살아야 할 대상입니다. 에고도 나이고 참나도 나입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바다 자체가 참나라면 파도는 에고입니다.
이 책에서만 접한 내용은 아닌데 에고를 제거해야할 대상이라고 보지 않은 것이 난 참 마음에 들었다. 나는 영성러들이 말하는 판단하지 말라, 분별하지 말라라는 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판단과 분별이 에고의 속성이라는데 분명 판단하고 분별해야 할 일들이 있다. 독약을 분별없이 먹을 수는 없지 않은가. 인간관계도 마찬가지겠다. 책에서는 참나를 파다로 파도를 에고라고 표현했는데 나는 바다를 좋아한다. 파도를 포함해서 말이다.
예전에 깨어남에 관한 글만 광적으로 찾아본 적이 있었는데 책에서 아주 쉽게 잘 설명해준 것 같다. 굳이 예전의 나같이 파고 들어갈 것도 없이 이 책 한 권이면 어느 정도 숙지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역시 이번에도 스노우폭스북스는 날 실망시키지 않았다. 이 책이 말하는 건 단순하다. 현재가 어떤 모습이든 환영할 것, 에고가 고민 걱정하라고 유혹할 때는 반응하지 않고 에고를 침묵시킬 것, 삶을 신뢰하고 내맡길 것. 왠지 제법 잘할 수 있을 거 같은 예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