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병아리 삐둥이는 가족과, 오둥이는 무리에서 떨어져 혼자 길을 나서던 중 운명처럼 서로 만나게 되었고 둘도 없는 소중한 친구가 된다. 혼자였던 둘은 더이상 혼자가 아니며 아름다운 동행을 시작하게 된다.워낙에 오리와 동일시를 하며 살고 있는지라 오리 캐릭터만 보이면 한 번쯤은 다시 돌아보게 된다. 나는 오둥이를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 많이 봐왔는데 이번에 단행본으로 만나게 되었다. 이모티콘과 인스타툰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오둥이. 책으로 만나보니 귀여움을 넘어서는 감동이 있었다.P. 193 ~ 194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너에게 줄 수 있는 게 없을 때, 제일 속상해. 내 것을 떼어서라도 네가 기뻐한다면 나는 기꺼이 줄 수 있어. 내 털로 만든 곰돌이 인형이라도 너만 좋아한다면, 나도 좋아. 그래도 나중엔, 더 좋은 걸 네게 줄게. 세상에서 가장 좋은 걸 줘도 부족한 마음이야.오둥이는 삐둥이가 자신의 식빵을 홀랑 먹어버려도 용서해주고 주머니가 텅텅 비어있을 때에는 자신의 털을 뽑아서 인형을 만들어준다. 삐둥이에게 무언가를 받으려고 하기 보다는 줄 것이 없거나 더 주지 못할 때 속상해하고 아쉬워한다.P. 135 너는 항상 내게 큰 존재야. 함께 있으면 든든하고, 행복하고 웃음이 나. 그런데도 가끔은 더 빨리 성장해서 너처럼 큰 존재가 되고 싶어. 네 옆에서 너와 똑같이 멋진, 그런 친구가 되고 싶어.삐둥이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은 비록 조그마한 존재지만 얼른 커져서 오둥이에게 지금보다 잘해주고 더 드높여주고자 한다. 그리고 오둥이가 자신의 남은 빵의 반쪽을 기꺼이 내밀었듯 마지막 한 입 크기의 빵을 오둥이에게 나눠준다. 삐둥이와 오둥이의 우정이 아름답다.보다가 보니 많은 사람들의 우정과 관계에서의 모습이 떠올랐다. 하나라도 더 주기보다는 하나라도 더 받으려고 하고, 주는 것에 기뻐하기보다는 받은 것을 자랑하고, 받은 것에 감사하기보다는 자신은 이런 대접을 받아도 될 만한 사람이라며 그것이 자신의 가치인양 우쭐대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어찌 보면 자존감이 부족한 것이다. 일상의 작은 것에도 웃음을 찾고 자존감으로 충만한 삐둥이와 오둥이와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삐둥이와 오둥이는 서로를 아끼며 우정이란 형태의 사랑을 주고 받고 있었다. 동물 아니 캐릭터지만 사람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고 있자니 가슴이 몽글몽글 따뜻해졌다. 몇 컷의 그림과 글만으로도 적잖은 감동을 주었다. 그저 소소한 웃음과 귀여움 정도를 기대했는데 그 이상이었다. 삐둥이와 오둥이의 우정이 오래도록 아름답길 바라며 나도 소중한 누군가에게 삐둥이와 오둥이 같은 친구가 되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