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다 칼로, 내 영혼의 일기
프리다 칼로 지음, 안진옥 옮기고 엮음 / 비엠케이(BMK)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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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프리다 칼로가 드문 드문 쓴 일기를 통해 그녀의 작품을 바라보게 한다. 그녀의 작품에는 그녀가 겪었던 소아마비와 끔찍한 전차 사고로 인한 신체적 고통, 그리고 또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바로 그녀의 남편이자 멕시코의 국민 화가였던 디에고 리베라이다.

예술적 감수성과 인성은 전혀 상관이 없는 건지. 디에고는 프리다 칼로를 만나기 전부터 바람둥이였으며, 그녀의 여동생과도 바람이 난다. 수차례의 유산 전에도 이미 몸과 마음이 많이 다친 프리다 칼로에게 그는 안정감을 거의 주지 못했던 거 같다. 프리다 칼로는 생전에 자신이 겪은 불행한 사고는 끔찍했고 그 사고보다 디에고가 훨씬 더 끔찍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프리다 칼로의 작품과 일기는 오로지 디에고를 향한다.

이쯤 되면 업장이 두텁다고 해야 하나. 아마 그들의 인연은 과거 그들이 살아있었던 연인이었고 부부였을 때보다 훨씬 더 이전부터 이어졌을지도 모르겠다. 프리다 칼로가 자신의 일기장에 수천년을 이어온 인연이라 적었듯이 말이다. 그들이 우리가 알고 있던 과거 이후에도 육화해서 다시 인연이 맺어졌을까? 궁금하다. 맺어졌다면 부디 그 사랑 고통이 많지 않기를.

프리다 칼로의 그림과 일기를 교차해서 보면 자신의 자화상도 많지만 디에고의 그림도 많다. 다독가였으며 해박한 지식을 가졌던 그녀의 그림에는 신화에 입각한 상징, 시대 상황에 대한 비판, 처연한 고통들이 가득하며 그런 와중에도 감각적이고 과감한 시도 또한 놓치지 않고 있다.

그녀의 그림은 내게 초현실적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그녀는 재밌는 말을 한다. 자신은 초현실적이 아니라 자신이 경험하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작품에 구현하는 것이라고. 상당히 흥미로웠다. 정신세계가 남다른 거 같다. 어렸을 적 실재하지 않는 친구와 놀았던 일화도 적혀있다.
일기에는 총 74점의 작품들이 그려져있고 그녀의 일상에 대한 단상, 꿈, 아이디어 등 누구에게도 드러내지 않았던 그녀의 이야기들이 담겨있다고 한다. 보는 나야 싫지 않았지만 프리다 칼로는 자신의 일기가 공개된 것에 대해 조금 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의 디에고가 수없이 적혀 있는 데 말이다. 죽은 사람 의사는 그다지 상관이 없는 건지.

솔직하고 즉흥적이며 무의식적인 사고를 그대로 보여주는 거칠고 강렬한 글, 그림과 독자 사이에서 이 책은 꽤 친절하게 그녀의 인생과 작품을 설명해주고 있는데 보는 재미도 읽는 재미도 있다. 프리다 칼로의 그림을 보고 잠시라도 멈칫한 적이 있다면 읽어보아도 좋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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