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쓸모 없는 하소연
김민준 지음 / 자화상 / 2017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쓸모없는 하소연 리뷰 >

 

  이 책의 주제를 단번에 표현하기에 제목만 한 것이 없을 것이다. 쓸모없는 하소연’, ‘쓸모없는하소연, ‘쓸모없는 하소연어떤 단어에 집중해서 읽어도 모두 이 책의 주제다. 그러니 혹여 당신이 쓸모없다고 느끼거나, 하소연하고 싶다거나, 쓸모없는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 책을 펼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거라 말하고 싶다.

  스스로 쓸모없다는 생각은 어떻게 하게 되는 것일까?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나는 적어도 이렇다. 그 생각을 하기 전쯤이면 분노하는 일이 잦다. 세상이 밉고, 싫고,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이해가 가지 않지만, 내가 견뎌야 하는 상황이 싫어서 화가 난다. 처음엔 분명 내 탓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그런 상황에 오래 노출되다 보면 이젠 그냥 나로 인해 모든 일이 파생된 것만 같다. 안 좋은 상황에서의 원인도, 결과도 전부 나의 탓이다. 이쯤 되면 나는 세상으로 향했던 분노를 접고 그 화살을 나에게 돌린다. 결국, 내 탓이다. 내가 이렇게 했더라면, 내가 저렇게 했더라면, 나 자신을 좋아했던 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신랄한 비판을 이어간다. 나는 하루하루 이성적인 사람이 되는 것처럼 느끼지만, 사실 내면은 감정적 그 자체인 것이다. 모든 원인과 모든 결과에 내가 있을 수는 없다. 그것을 다시 생각해내기까지 나 자신을 상처 내는 시간은 길고, 어둡다. 생각해보면 항상 이런 패턴이었다. 처음엔 나 이외에 다른 것들이 힘들었다면, 나중엔 고통의 원인을 내게서 찾는 것이다. 어쩌면 하소연할 적절한 곳을 찾지 못해 더 길게 겪는 생각일지도 모른다.

  나는 타인에게 하소연을 잘 하지 않는 성격이기 때문에 위의 상황은 길다. 하지만 계속 이 생각에 머무르는 것은 아니다. 어두운 과정을 버티기 힘들쯤 다시 자세를 바로 하고 생각에 잠긴다. 정말 모든 것이 내 탓일까. 허리를 꼿꼿이 편 채 생각에 잠기면 또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이 그제야 보인다. 물론 잘못한 것들도 있겠지, 근데 그게 타인도 아니고 나 스스로에게까지 비난을 받아야 할 정도의 큰 잘못인가? 그렇진 않다. 그렇다면 그동안 나를 미워했던 사람들의 잘못인가? 그럴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 사람들의 입장에서 조금만 생각해보면 그럴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나의 입장에서 이런 생각이 든다면, 타인 역시 마찬가지일 거란 생각이 든다. 누군가는 나를 진심으로 미워했을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는 나를 좋아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제야 주위의 사람들이 보인다. 그제야 비로소 소중한 것이 보인다. 그제야 나는 감정의 평균, 그 언저리로 자리한다.

  이 책에서 하소연은 하소연한다. 어린 아글라오네마는 다른 이들에게 하소연한다. 스스로가 스스로 고통의 원인이 되기 전에 하소연하는 것도 좋은 해소 방법일 지도 모른다. 살아가는 데 힘든 것들은 많으니까, 스스로까지 스스로 짐이 될 필요는 없다. 세상에 쓸모없는 하소연은 없다. 소중한 사람이 내게 하는 쓸모있는 하소연만 있을 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해결책 (오리지널) 해결책
제임스 블런트 지음 / 쿵 / 201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처음 만나선 특별한 고민이랄 것 없이 재미 삼아 책을 들춰보았다. 때론 맞기도 하고, 때론 틀리기도 한 게 흥미로워서 책을 자주 덮었다 펼쳤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생각은 많은데 조언이 필요한 것은 아닌, 위로가 필요하지만, 남에게 말하고 싶진 않은 그 어느 날, 이 책을 펼쳤을 때 나는 뜻밖의 위로를 받았다. 나는 이 책과 어떠한 이야기를 나눈 것도 아니었고, 이 책을 펼치는데 긴 시간을 보낸 것도 아니었음에도, 그 짧은 구절이 나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나는 위로보단 해결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 때문에 누군가 나에게 위로를 바랄 때가 가장 어렵다. 나는 그 일을 대신해서 해결해 줄 수 없고, 괜찮다거나 다 잘 될 것이라는 가벼운 말로 누군가에게 책임질 수 없는 말을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나에게 말의 무게란 아주 무거운 것이기 때문에 소중한 사람일수록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늘 생각한다. 그런데 비슷한 상황에서 저 짧은 한마디가 위로가 되었던 것을 보면 나에겐 그저 말뿐인 위로가 누군가에겐 큰 위로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결 말고 위로가 필요한 날. 망설임이 나의 앞길을 가로막는 날, 누군가에게 그 이야기가 하고 싶지 않다면 이 책을 가벼이 펼쳐 한 마디의 조언을 받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혹시 그 조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크게 마음 쓰지 말고 다른 페이지를 펼치면 된다. 조언도 내가 선택할 수 있고, 크게 마음 상하지 않는 시간, 그 시간을 이 책이 함께 해 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