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기쁨과 슬픔 - 장류진 소설집
장류진 지음 / 창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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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펼치고 몇 줄 읽자마자 펼쳐지는 풍경은 마치 외국 회사에 일하는 것 같다. 아침 조회 대신 스크럼을 하고, 서로 외국 이름을 부르는 실리콘밸리를 연상시키는, 그러나 이 소설의 배경은 판교 테크노밸리다. 이 책의 주인공인 안나의 삶을 보고 있자면, 스타트업 기업에서나 할 법 한 업무 시스템 속에 웃지 못할 헤프닝, 어느 회사든 업무의 고충보다 괴로운 직원간의 신경전이 보인다. 그 모든 것이 숨 쉬고 있는 작은 서열 사회는 멀리서 보면 참 웃기지만, 당하는 이들을 눈물짓게 한다.

  창비로 등단한 장류진 소설가의 첫 소설이다. 짧은 서사만으로도 흡입력 있게 이끌어가는 그의 문체는 읽는 이로 하여금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개인적으로 소설은 끊지기 않고 문장이 매끄럽게 흘러가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 책이라면 한번도 끊지 않고 그 자리에서 다 읽을 수 있을 것만 같다. 가제본이 아닌 본제본을 구매하고 싶게 하는 이 책을, 요즘 무겁지 않고 편하게 읽을 만한 소설이 없을까라는 생각이 들 때 읽어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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