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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문해력 수업 ㅣ 까꾸로 문고 1
전보라 지음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26년 3월
평점 :
아이들을 계속 만나고, 함께 책을 읽고, 여러 주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어떻게 하면 좀 더 실제적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시간을 꾸릴 수 있을까 고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주 찾게 되는 출판사들이 있습니다. 저에게는 달마다 발행되는 학교도서관저널이 그중 하나이고, 학교도서관저널에서 출판하는 교육 관련 책들도 늘 반갑게 찾아보는 책들이었어요.
저는 학교 현장에 있는 교사는 아니지만, 아이들을 만나며 늘 ”이런 부분이 조금만 더 채워지면 좋겠다“고 바라보게 되는 지점들이 있었어요. 학교도서관저널의 책들은 그런 부분에 대한 실질적이고 현장감있는 조언을 건네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세계시민교육 프로젝트를 할 때도, 영어책 읽기 수업을 꾸릴 때도, 독서 모임을 이어갈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아이들을 만나는 채널의 성격은 조금씩 다르지만, 그때그때의 제가 어떻게 활용하느냐만 달라질 뿐, 제가 아이들과의 만남 속에서 필요했던 힌트를 가득 건네주는 책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어쩌면 그런 책들 덕분에 지금까지도 아이들과의 만남을 꾸준히 이어올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어요. 한편으로는 학부모의 자리에서 교육 현장을 조금 더 이해하게 해준다는 점에서도 좋다고 느낀 적이 많았고요.
그래서 이번에 학교도서관저널에서 새로 선보인 까꾸로문고 시리즈의 첫 책이 <처음 만나는 문해력 수업>이라는 소식이 더욱 반가웠습니다. 교육현장에서 이루어지는 문해력 수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제가 독서모임으로 아이들을 만나며 했던 고민들에 대해서 현실적이고 효율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많이 얻을 수 있는 책이었어요. 초중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의 문해력을 성장시켜주고자 하는 선생님들이 참고할 수 있을 수업 아이디어와 매뉴얼, 그리고 그 자료들을 단단하게 받쳐주는 이론들을 이렇게 컴팩트하게 구성할 수 있음에 놀랐습니다.
책에 담겨있는 자료를 일일이 살펴보기에는 그 양이 정말 방대해서 이 책의 특징 몇 가지를 살펴보며 이야기 해보려고 해요.
이 책을 살펴보기 위해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이 책에서 정의하는 ’문해력‘입니다. <처음 만나는 문해력 수업>이 독서 수업이 아닌 문해력 수업인 이유가 있어요. 이 책에서는 문해력이란 글과 말을 다루어 원하는 것을 얻는 ’문제해결능력‘을 뜻합니다. 그렇기에 이 책에서 다루어지는 내용은 꼭 책이 아니더라도 여러 형태에 담긴 글과 말 자료를 통해 정보를 어떻게 소화할 것인지에 대한 교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살펴보는 것도 좋지만, 차례를 보고 지금 필요한 부분을 쏙쏙 골라내어 읽으며 문해력 수업의 길잡이 역할로 활용해도 좋을 것 같아요. 문해력 수업을 시작하기 전의 고민부터 문해력 측정, 책 고르기, 어휘 지도, 읽으면서 필요한 여러 읽기 전략, 읽은 것을 내 것으로 만드는 쓰기 수업, 요즘 시대에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디지털 문해력까지 상당한 범위를 다루고 있어요. 저자인 전보라 선생님이 이전 책인 <수업에 바로 써먹는 문해력 도구>를 출간한 후 강의와 북토크를 여러 차례 진행하면서 전국 각지에서 쏟아지는 질문과 고민들을 느끼고 그에 대한 답을 정리하겠다는 마음으로 쓰셨다고 하니 이렇게 종합적으로 다루어진 이유를 알만도 하죠.
📌 문해력을 어떻게 정의하느냐가 문해력 수업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 책에서의 문해력은 문제해결능력과도 연결됩니다. 그렇기에 '잘 읽는다는 것'은 "생각한다는 것이고, 의미를 구축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렇기에 이 책에서 다루는 문해력 수업은 이 목표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그래서 여러 교과에서 운영할 수 있는 문해력 수업을 위한 도서 목록을 제공하기보다 "읽고 싶은 마음"을 만드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사실 도서 목록만 있다고 해서 교과문해력 수업을 바로 운영하기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거예요. 이 책에서도 언급하고 있지만 읽기는 누가 스위치를 켜준다고 바로 작동되는 그런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이 독자로서의 자신의 모습을 성찰해보는 것부터 읽기 동기를 자극할 수 있는 방법, 현재 상태를 알기 위한 문해력 측정 도구를 활용하는 방법 등 다양하게 '읽기 이전 단계'를 다루고 있죠.
📌 실질적인 고민에 대한 세심한 조언을 얻을 수 있어요
읽기 이전 단계부터 다루고 있기에 선생님들이 느낄 수 있는 어려움과 고민에 대해서 세심하고 적절한 조언을 건네기도 합니다. 그중에서 제가 따로 메모한 것을 몇 문장 공유해봅니다.
어려운 책도 집어던지지 않는 의지.
복잡한 내용도 끈질기게 질문하고 숙고해 보려는 마음.
-16페이지
세상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야 하는 때가 있고,
자기에게 필요한 부분만 찾아 골라서 읽으면 되는 때가 있습니다.
-18페이지
📌 자료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하게 제공해요
<처음 만나는 문해력 수업>이 문해력 관련하여 상당한 범위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컴팩트하게 구성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여기 있는데요. 자료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하게, 하지만 어렵지 않게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문해력 진단 도구는 국가기초학력지원센터, EBS당신의문해력 홈페이지, 충남교육청의 온생각, 네이버 국어퀴즈, 한우리독서교육에서 찾을 수 있는 자료의 장단점을 짤막하게 설명하고 바로 확인해볼 수 있도록 QR코드를 모아두었어요. 학습도구어를 다루고 있는 절에서는 학습도구어 교육자료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사이트와 제공 자료에 대한 정보를 구체적으로 안내하고 있고요.
📌 수업에서 실제로 쓰이는 활동지가 포함되어 있어요
책에서는 문해력 수업을 하면서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활동지를 HWP한글파일로 제공하기도 합니다. 각 장의 첫 페이지에 QR코드를 스캔하면 해당 링크로 바로 연결이 되어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되어있더라고요. 저도 독서모임이나 프로젝트를 준비할 때 활동지를 만들면서 만만찮게 시간을 들이거든요. 그래서 이 자료가 귀하다는 사실을 잘 압니다. 쓰기 수업 뿐만 아니라 각 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활동지들이 모두 있으니 필요한 자료를 취사선택해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 될 것 같네요.
📌 최신 기술도 문해력 성장 도구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처음 만나는 문해력 수업>의 가장 마지막 장은 디지털 문해력 관련 내용으로 할애하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 세대도 그렇지만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시대에는 디지털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세상이 될텐데요. 그저 책만 잘 읽으면 된다고 할 수 없는 이유예요. 꼭 디지털 도구 뿐만 아니라 선사 시대의 불 조차도 잘 사용하면 혁명적인 기능을 하는 도구가 되고, 잘못 사용하면 우리를 집어삼키는 무서운 존재가 되는 건 마찬가지 일거예요. 디지털 기술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몇 년 전 이야기인데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인 친구가 학생들의 과제를 보면 AI에 과의존하는 경우가 정말 많다고 하더라고요. 요즘은 대학생 뿐만 아니라 아동, 청소년들까지도 AI 활용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고요. 그렇다면 AI를 활용하는 것이 무조건 나쁜 것이냐하면 그렇지는 않아요. "그렇다면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하는 고민을 충분히 하고 활용할 수 있다면 쓰는 사람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디지털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부분까지 다루고 있다는 점이 이 책을 더 현실적인 문해력 수업 가이드로 만들어주는 지점이고요.
날이 갈수록 독서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이유의 중심엔 문해력이 있습니다. 그저 책만 읽으면 된다고 해서는 될 게 아니라는 점은 교육 현장의 선생님들 뿐만 아니라 저 같은 학부모들도 공감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더 유용하고 실질적인 문해력 안내서가 되어줄 수 있는 책을 만난 느낌이에요. 문해력 수업을 실제로 운영할 선생님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자기주도적 학습 계획과 진로탐구에 대해 고민이 많을 학부모들에게도 추천해 봅니다.
※ 학교도서관저널의 까꾸로 문고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