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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살린다, 아가새돌봄단 ㅣ 샘터어린이문고 84
홍종의 지음, 남수현 그림 / 샘터사 / 2025년 6월
평점 :
샘터어린이와 함께 하는 초등 동화 3권의 이야기를 함께 읽으며 때로는 아이들의 자존감에, 때로는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보냈다. 홍종의 작가가 글을 쓰고 남수현 작가가 그림을 그린 <다 살린다, 아가새 돌봄단>에서는 자연을 대하는 어린이의 마음을 만났다.

<다 살린다, 아가새돌봄단>은 초등학교 3학년 남자아이인 지현준 어린이의 목소리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난생 처음 친해지고 싶은 여자친구가 생긴 현준이는 얼마전 전학온 친구인 새미와 만나기로 약속한 날, 한달 정도 비어있던 윗집에 둥지를 틀었던 아가새를 만나게 된다. 정확히는 현준이의 아빠와 현준이가 버려질 뻔한 아가새를 만나게 된다. 현준이는 온통 새미와 만날 생각에 처음에는 아가새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지는 못했지만, 아가새에게 자꾸만 마음을 쓰는 아빠를 따라 자의반 타의반으로 '한강생물보전연구센터'에 방문하게 되면서 아가새돌봄단이 된다.

우리가 사는 도시에는 사람들만 살지 않는다. 인간을 비롯해 아주 오래전부터 이곳에 터전을 잡고 살아온 동식물들과 함께 살아간다. 그중에는 사람들에 이끌려 이곳에 옮겨져 온 동식물도 있고, 사람들에 의해 이곳에서 살곳을 잃어간 동식물도 있다. <다 살린다, 아가새돌봄단>은 도시 생태계를 살아가는 새들의 생을 지켜보게 되는 어린이들의 모습을 담았다.

투명한 유리로 둘러싸인 높은 빌딩이나 방음벽, 사람이 만든 여러 시설들에 의해 새들이 부딪혀 죽거나 부상을 당한다는 이야기를 뉴스 기사에서 전해들은 적이 있다. 그 기사를 접한 이후 높은 아파트 단지를 둘러싼 유리 방음시설에는 새들의 부딪힘 방지를 위한 그림이나 무늬가 그려져 있는 것을 종종 발견하곤 했다. 빠르게 달리는 차 안에서도 창밖으로 보이는 여러 모습들을 포착하곤 하는 아이들도 시설물들에 그려진 새 그림을 발견하고는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이전에는 미처 관심을 가지지 못했던, 살아가는 곳을 함께 공유하는 다른 생명에게도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다.
<다 살린다, 아가새돌봄단>에서는 현준이가 사는 동네에는 이전에는 숲이 있던 자리에 얼마전 높고 높은 고층 아파트 단지가 새로 생겼다. 현준이에게는 가족, 친구들과 함께 뛰어놀던 추억이 있는 숲이었지만, 이제 그곳 주변으로는 넓은 찻길과 높다란 방음벽, 너무나 높아 끝이 보이지 않는 아파트가 생기게 되었다. 현준이와 새미가 아가새돌봄단으로 활동중이라는 소문이 학교에 퍼지게 되면서 주변에서 발생하는 새들의 충돌사고 소식이 이들에게 전해지기도 한다.
이야기 속 현준이와 새미가 활동하는 '아가새 돌봄단'은 실재하는 시민 프로그램이다. 비영리민간단체인 한강생물보전연구센터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야기에 나온 것처럼 야생 조류를 구조해 돌봄 사육한 후 건강하게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현준이가 아가새돌봄단으로 활동하면서 돌보고 있는 쪼롱이와 포롱이에 대해 반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 장면이 있다. 반 친구들 중에는 집에서 앵무새를 오랫동안 기르고 있는 친구도 있었기에 동물과 함께 하는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낯설지 않았다. 실제로 반려동물의 종류가 점차 다양해지면서 요즘 아이들에게는 도시에 살더라도 동물을 대하는 것이 익숙한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동물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에 대해서 생각해 볼 거리를 던지는 현준이의 말에 이야기를 읽다가 멈추어 선다.
나와 새미는 쪼롱이 포롱이를 기르는 게 아냐.
돌보는 거지.
아빠, 엄마가 없는 아가 새들과 다친 새들을
다 살리는 거야.
<다 살린다, 아가새 돌봄단> 89쪽 중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동식물들은 기르는 대상인지, 돌보는 대상인지, 그동안 우리는 어떻게 생각하며 살아왔는지를 되돌아보게 된다. 그렇게 이 이야기는 인간만이 아닌 다른 생명들의 소중함과 생태 보전의 중요성을 독자들에게 전한다.

이 이야기에서, 그리고 아가새돌봄단 활동에서 우리는 필연적으로 이별하게 된다. 이별이라는 건 보통은 아쉽고 슬픈 일이지만, '다 살려' 자연으로 돌려보낸다는 취지로 생긴 아가새 돌봄단에게는 이별이 건강 회복의 의미가 되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돌봄의 주체인 인간과 돌봄의 대상인 유조(遊鳥)는 함께 성장한다.
책의 후반부에는 '새'라는 말은 땅과 하늘의 '사이'에서 온 말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땅과 하늘의 사이 공간에서 살아가는 동물이기도 하면서, 예전에는 땅과 하늘의 사이를 이어주는 신성한 역할을 한다고 여겨지기도 했다고 한다. <다 살린다, 아가새돌봄단>을 읽고 나니, 새가 사람과 자연의 연결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함으로써 또 하나의 '사이' 역할을 하게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 본 서평은 샘터 출판사 물장구 서평단 활동의 일환으로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