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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너머 ㅣ 인생그림책 32
오소리 지음 / 길벗어린이 / 2024년 4월
평점 :
그림책을 보다 보면 오히려 제가
아이에게서 더 많이 배우게 된다고 느낄 때가 많아요.
오늘 함께 나눌 그림책 <시선너머>도
바로 그런 그림책이랍니다.
이 그림책은 길벗어린이 출판사의
[인생그림책] 시리즈 중 32번째 책이에요.
시리즈 그림책들을 찾아보니
어린이들만 즐기는 그림책이 아니라
0세부터 100세까지 함께 볼 수 있겠다는
人生그림책이 맞다는 생각이 드네요.
<시선너머> 그림책 표지에 쓰여있는 제목이
꽤나 가파르게 보여요.
뾰족뾰족해 보이기도 하고,
날카롭게 보이기도 하고,
글씨 자체가 주는 분위기 자체가
이 그림책이 편안-하다거나 고요-할 것 같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1장의 첫번째 장면부터 고깔 곰과 투구 곰이
줄다리기 하듯 싸우는 장면으로 시작하더라고요.
표지 색과는 다르게 마치 불이라도 훨훨 타오르는듯
사이가 좋지 않은 두 곰이 붉은 빛으로 보여요.
두 곰은 어느 한쪽도 물러서지 않고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며 상대방에게 받은 상처만을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얘기하며 이야기가 전개되지요.
사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만나는 많은 갈등은
어느 누군가가 절대적으로 맞거나
어느 누군가가 절대적으로 틀리는 상황은
많지 않죠.. 아니, 거의 없을 거예요.
그런데 이렇게 자신들의 상처만 계속 들추어보며
'내가 더 열심히 했어.' '내가 더 힘들어.'
'내가 더 아파.' '내가 더 손해야.'
라고 말하는 두 곰을 보면서
참, 가엾더라고요.
자신이 생각하기에 행동력 있게 무언가를 추진하는 것도
결국 자신들이 속한 집단을 위해서는
결코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는걸
앞 페이지와 뒤 페이지로 이어지며
반전을 드러내듯 보여주는 부분에서는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도 들었고요.
두 곰들의 입장을 번갈아가며 보여주면서
반전에 반전이 이어지는 모습을 보고는
'아.. 이 둘이 과연 화해를 할 수 있기는 한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결국 두 곰이 "전쟁이야!"라고 소리치는 장면에서는
그림책을 함께 보던 저희집 여덟살 어린이가
"이러다 그냥 떠나겠어."라고 말하며
자신도 모르게 스포일러를 하고 맙니다.😂
결국 두 곰은 자신들이 불의 근원이 되어
삶의 터전이었던 숲을 활활🔥 태우게 되는
참담한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어요.
그림책의 후반부인 2장에서는
꼬마 곰이 화자가 되어
꼬마 곰의 솔직한 마음이 담겨있는데요.
함께 보던 어린이가 마치 꼬마 곰이 된듯
꼬마 곰의 마음을 너무나 이해하더라고요.
꼬마 곰의 마음이 글로 나타나있는 부분을
모두 다 읽지 않고
만약 네가 꼬마 곰이라면 무슨 선택을 하고 싶은지
아이에게 한 번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아이가 그러더라고요.
👧🏻 둘이서 계속 싸우고 있는데
내가 전쟁을 끝내게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은 없고,
둘 중 누구를 선택을 할지 안할지도
꼬마 곰의 마음이잖아.
그런데 둘 중에 선택하는 거 말고
내가 하고 싶은 다른 일이 있다면
그걸 하러 떠나도 된다고 생각해.
라고요.
많은 어른들은 자신의 생각과 의견이 맞다고
열심히 설득하는 작업에 몰두하지요.
상대방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그 잠깐의 틈을 가질 여유가 없는건지,
아니면 기꺼이 그럴 마음이 없는건지,
겪으면서 바라보면서 들으면서
속상할 때가 많아요.
그걸 지켜보는 제3자,
특히나 이해관계가 없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오히려 통찰력 있는 말을 해주기도 한다는걸
<시선너머> 그림책을 함께 보며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