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닷되
한승원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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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티비에서 했던 <육남매>라는 드라마를 즐겨봤었다.

가난한 집의 여섯남매와 엄마 이야기였다.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장남부터 시작해서 젖먹이인 막내까지.

먹을것이 없어 매번 먹을걸로 형제들은 다퉈야했고, 장남은 다른 식구들 생각에 어깨부터 무거웠다.

어머니는 아이들을 위해 밤낮으로 일을 하고...

 

엄마가 그랬다.

"엄마 학교 다닐때는 눈도 무릎까지 쌓였는데, 거길 뚫고 학교를 왔다갔다 했다"라고.

또 "너네는 편한줄 알어. 엄마가 다 해주잖아. 그전에 할머니는 무슨 일만 있으면 엄마를 시켰어. 그래서 엄마가 너희한테 일을 안 시키는거야."라는 말씀도 자주 하신다.

엄마는 정말 급하거나 손이 많이 가지않는 일이 아니면 우릴 부르지 않는다.

 

부모님 세대와 우리세대가 다르고, 할머니 세대와 엄마 세대가 다르다.

정말이지 시간은 너무 빠르고, 그에 따라 환경도 걷잡을 수 없이 변해간다. 분명 몇년전만 해도 주위에 논이랑 밭이 많았는데(우리 동네는 시골~) 어느새 거기에 대형마트들이 들어서고, 아파트가 많아졌다. 길가에 코스모스도 맣았건만 특정 지역에 가지 않으면 더이상 볼수도 없다. 이런건 참 안타깝다. 사람이 살기 좋아지는건 좋지만 그에 따른 환경은 보살피지 못하는것 같아서 말이다.

 

작가는 자신의 기억을 더듬는다.

가난했던 시절, 형과의 불화. 집안을 생각했기에 바닷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겨울에 거센 바람을 맞아가며 김을 따오고, 자신을 시험하기 위해 바다에 뛰어들기도 했다.

내게는 그저 드라마같은 이야기다. 자신과의 싸움은 아직도 존재하고 있지만 책에서 나온 풍경들은 낯설기만 하다.

물론 드라마에서는 자주 나오지만. 작가가 되기 위해, 고등학교만 마쳤던 그가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다시 학교에 들어가 공부를 하고. 자신의 길을 가기 위해 사랑했던 여자와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녀는 정말 현실적이었다. 남자는 좋은 학교를 나와서 좋은 곳에 취직해야한다고. 마음은 같았으나 방향이 달랐다. 그래도 그는 꿈을 굽히지 않았다. 노력해서 당당하게 등단하여 그토록 원했던 소설가가 되었다.

 

내꿈은 두가지였다.

학교 선생님과 소설가. 나는 글쓰는 쪽에는 재주가 없었다. 손재주도 없는데, 글재주도 없고, 하물며 창의성도 떨어진다.

지금도 책을 읽고 난 후에 서평을 쓰려면 얼마나 헤매는지 모른다. (무슨 말로 시작해야 될지도 모르겠다!!)

책을 많이 읽으면 글도 잘 쓴다고 하는데 책을 너무 빨리 읽는것만 배웠나보다. 그안에 있는 느낌들을 살리지 못하니. (그래도 좋아하는 책은 몇번이고 읽는다.) 학교 선생님은... 시험의 문턱이 높았다. 현장에 나와보면 그 공부가 마냥 쓸모있는건 아닌데 말이다. 선생님들을 보면 저 사람보다는 내가 더 잘할 수 있는데.. 하는 생각을 가끔 한다. (선생님들이 애들한테 하는거 보면 깜짝 놀랠거다)

아직도 꿈은 버리지 못했다. 그렇다고 그 길을 가고 있는것도 아니지만.

마음과 행동이 따로노는 나는 실천이 안된다.

 

몇십년전의 그곳을 보았다. 내가 살지못했던 그 날들을.(타임머신이 있는것도 아닌데. 언제 겪어봐?)

다른건 경험하고 싶지 않은데, 아직 때묻지 않은 풍경들은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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