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터면 남들이 다 묶이는 사슬에 묶일 뻔했다
하수민 지음 / 바른북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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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만심을 지금도 완전히 버렸지는 못했지만 어렸을 때는 근거없는 자만심도 있었다. 학생의 임무는 공부며, 본업을 노력조차 하지 않고 소홀히 하는 자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때 당시 나에게 그들은 진정 '남'이었다. 하지만 머리가 굵어지고 사람들과 많이 소통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어느 하나 누구도 사실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의 한 번뿐인 삶이기에, 다들 자기 나름대로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렇다고 삶에 치여 생각까지 깊이 할 여유도 없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짐짓 생각이 깊은 체 한다고 생각했던 내 동생도 오랜 시간동안 이야기를 나눠보니 제 나름대로의 철학을 갖고 제 나름대로의 기준 하에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우리 학교의 논다고만 생각했던 친구들도 이야기를 해보면 다들 제 나름대로의 판단 하에 살아가고 있었다. 사실 다들 '남'이 아닌 것이다.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우리'일 뿐이지.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지하철에 게임하고 있는 사람들에 비해 자신은 이렇게 했다는 식으로 떠벌리듯 이야기 할 때 약간 불쾌감을 느꼈다. 저자가 공을 들인 시간은 인정하지만 그것은 그것이고 남을 깎아내리면서 자신을 돋보이게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 사람은 지하철에서만이라도 휴식을 취하는 사람일지도 모르고, 그 게임 내에 랭커일지도 모르지 않는가? 저자가 어떤 분야는 자신이 잘 알고 어떤 분야는 다른 이들이 잘 아니까 서로를 존중해줘야 한다는 식으로 말하기도 했었지만, 겉만 보고 판단을 내릴 때도 그 시각을 유지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존중'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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