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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곰
이희우 지음 / 잔(도서출판) / 2018년 11월
평점 :
짜증난다. 화나고. 오랜만에 기분이 안 좋은 상태에서 책을 읽었다. 근데 나보다 책 내용 속의 작은 곰이 더 불행해 보였다. 그저 잘 살아보고자 했을 뿐인데 왜 그렇게 힘드냐고? 내 어렸을 적을 보는 것만 같다. 그래서 작은 곰인가, 하기도 했다. 작은 곰에게 말해주고 싶다. 잘 살아보려는 의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세상을 보고 올바른 방향으로 잘 가야지 잘 살 수 있는 것이라고. 자신의 의지가 이만큼 크다고 해서 그에 따른 보상심리에 세상에 요구하지 않는 것이 자신한테 편하다고. 작은 곰은 작은 곰이었다. 나도 어렸지만 엄마로부터 강제로 헤어짐을 당했던 작은 곰은 더 어렸다.
어린 작은 곰이지만 작은 곰에게 불만인 점이 있었다. 작은곰은 인간이 아닌 생물체들이 생존을 위해서 본능으로 살려고 몸부림치는 것일 뿐인 사냥을 악으로 규정하였다. 심지어 힘의 우위로 사냥을 하던 생물체들을 심판하였다. 작은 곰에게는 그럴 자격이 있는 것인가? 그들이 잘못했다고 해도 누군가가 그들을 처벌하지 않는다면 처벌자가 작은 곰이어야 하는가? 살생을 하는 것인데, 생존욕구와 자신이 생각하는 의의 실천이 크게 다른 것인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이 넘쳐났다. 이런 잔혹 우화들은 기분을 더 나쁘게 만들었다. 위로가 되기 보단 이 어린 작은 곰에게 이야기를 하면서 짜증과 분노가 풀린 것 같다. 바보 같은 작은 곰이 흰 곰을 만나 잘 살았으면 좋겠다. 신데렐라 같긴 하지만 작은 곰은 신데렐라보다 다른 선택의 기회가 많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다르기는 다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