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르포르타주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 한겨레출판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산업화가 처음 시작되던 1900년대부터 지금까지, 우리가 살기 위한 모든 수단은 석탄을 비롯한 화석에너지를 토대로 이루어졌다.

조지 오웰은 우리가 살기 위한 모든 수단이 석탄으로 이루어짐에도, 그것을 캐내는 노동계급은 하층민 취급을 받는 현실에 개탄했다.

그가 산업화의 동력을 땅속에서 손수 채취하던 노동계급 절망적인 현실,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좌파 지식인의 한계 및 문제점 등을 통렬하게 비판한 책이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이다.

 


당시 오웰은 산업화 이후 계급화된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고, 이를 개선할 방안을 찾기 위해 직접 하층계급의 삶을 체험했다.

1900년대에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지식인 계층은 노동계급을 대변한다는 사회주의 사상을 표방하면서도 진정 노동계급의 현실을 인식하지 못했고, 인식할 수도 없었다. 이러한 노동계급과 지식인계급의 괘리는 둘을 갈라놓는 수단으로 작용했다. 오웰은 사회주의가 노동자계급에게 외면당하는 현실의 원인을 밑바닥까지 내려가 그들의 고통을 느낄 생각이 없는 사회주의자들에게서 찾았다. 지식인은 노동계급을 증오하거나 그들에게서 우월감을 느꼈고, 이에 노동계급은 지식인이 이야기하는 '사회주의'를 외면했다는 것이다.


사실 노동계급과 함께 몇 날 며칠을 생활하고 그들을 관찰하는 글을 쓰던 오웰조차 그들과 동화될 수 없었으니 그가 지적한 문제점은 꽤나 근본적이다. 오웰마저 해당 문제는 지적하되, 이를 해결할 방법을 제시하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우리가 오웰의 글을 읽는 이유는, 그의 글 속에 묘사되는 노동자계급의 현실이 오늘날 우리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수많은 노동자의 희생으로 오늘날 사회가 돌아가고 있음에도 그들은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한다. 최저시급 6,030원으로 하루 8시간 일을 해도 한달 월급이 150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이마저도 휴일 없이 30일을 꼬박 일했을 때 받는 대가다. 노동이 소외받는 세상에서 사회주의, 오늘날 말로 하면 '평등한 사회'를 표방한다는 것은 그저 공염불일 뿐이다. 1900년대에 살던 오웰의 통찰이 여전히 뼈아프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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