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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장마리도르, 파리의 작은 창문
김지현 지음 / 달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수업을 마치고,퇴근을 기다리는 시간 동안 나는 줄곧 너를 생각하며 읽었던 것 같아.이 책을 살때도 오랜만에 들어온 너와 서점들을 다니며 홀로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너를 떠올리며 고른 것이었으니까.
나는 줄곧 유학을 꿈꿔왔어. 올해 초까지만해도 많은 현실적인 조건들을 저울질하며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르는 유학생활을 꿈꿨어.
<안녕,장마리도르는~>그녀가 꿈꾼 파리 생활의 주소야. 그녀가 하고 싶은 예술은 어쩌면 파리여서 가능한 것이었을지도 몰라.그리고 파리가 어떻게든 그녀의 예술에 녹아들겠지.
프랑스의 유명한 장소들,트랜드,골목골목의 풍경 묘사로 끝났다면 이건 여행기와 다르지 않겠지만, 파리를 사랑한 이방인으로서 고군분투했던 현실 적응기라는 점에서 나는 조금은 쓸쓸할지도 모를,그리고 어쩌면 외로운 하루하루를 일상으로 체득해가는 네 생활의 단편을 어렴풋이 이해하게 되었다고 생각해. 파리가 그녀를 좀더 외롭고,단단하게 만들어주었듯, 멕시코의 수많은 날들이 너를 한결 부드럽게 만들어주었겠지.
너의 새로운 주소를 받아 적으면서 나는 문득, 네가 사는 동네의 거리가 궁금해졌어.언젠가 네 말처럼 그곳을 방문하게 된다면, 좀더 그 골목이, 그 동네가,그 도시가 낯설지 않도록 그곳의 글들을 마주하는 일부터 해보려고 해. 파리의 장마리도르가 내게 낯설지 않은 골목이 되었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