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거래를 위해 얘기하는 상대가 은행 차장급 이상이다보니 골프얘기를 많이 한다. 나는 골프에 대해서는 골플채로 휘둘러서 누가 빨리 구멍에 넣는가 경쟁하는 스포츠로만 알고 있는 무지한이다. 그러니 자연 골프 얘기만 나오면 기가 죽는다. 그렇다고 직접 하지도 않을거면서 아는체 하기만을 위해 골프관련 책을 보려니 그 또한 흥미가 생기질 않아 그냥 그렇게 지냈다.
이 책은 딱딱하게 룰이나 점수, 골프스윙 기술을 위주로 쓰여져 있지않고 이야기 형식으로 골프에 입문하게 되는 동기부터 시작하여 장비구입비와 골프장 가입비 부터 시작하여 그린피와 마지막홀이라 불리는 맥주집에서의 뒤풀이까지 자기가 직접 골프를 하는 것처럼 지루하지 않게 서술되어 있다. 더불어 골프역사와 매너 등 자연스럽게 곁들어져 한번만 읽어도 골프의 대강이 잡힌다.
은행 직원으로부터 사장님의 핸디캡이 얼마인지 질문을 받으면 무슨 말인지 몰라 얼굴을 붉혔던 내가 조금 우스워졌다. 지금은 오히려 핸디캡의 어원까지 알고 있다. hand in a cap 모자를 돌려 자기 성의껏 돈을 거둔다는 의미다. 스코틀랜드에서 시작되었고 18홀이 확정되어 72타가 기준타수이며 파가 기준이고 보기 버디 등의 점수용어도 감을 잡게 되었다. 그리고 각종 게임 내기 방법과 그에 관련된 속어도 접하게 되었고 전체적인 게임 경비도 감을 잡게 되었다.
요즘 너무나 팍팍한 생활에 여유가 없다. 정신적으로 늘 쫒기듯이 살고 있어 영혼이 황폐화 되버린 것 같은 느낌도 든다. 문득문득 이러한 삶에 회의가 느껴지고 삶이 고달파지는 이 상황에서 이 책을 읽어니 언뜻 더 짜증스럼기도 하다. 요즘 책도 제대로 못 읽는다.
하고싶고 보고싶은 것들은 너무도 많은데 뭐부터 해야할지 모르겠다. 책의 주인공처럼 부담이 조금 되더라도 하고 싶은것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부러운 생각이 든다.
여유가 된다면 노년에 즐기고 싶은 스포츠이다. 푸른 잔디와 울창한 숲 맑은공기를 마시며 정신을 집중하고 걷기도 하며 친구와 흥미진진한 게임도 즐기고 끝나고나서 맥주와 사우나를 한다는것은 생각만해도 유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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