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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와 함께 읽는 문학 속의 철학
이현우 지음 / 책세상 / 2017년 12월
평점 :
로쟈 이현우 선생이 가지고 있는 독서의 질은 깊고 넓다. <문학 속의 철학>을 읽는데 로쟈 선생이 문학 작품에서 과학, 철학, 성, 종교, 역사를 끄집어내니 세계가 온전히 들어 있는 것 같았다.
책은 강의형식이라 가독성이 좋다. 로쟈 선생이 은근히 툭 던지는 유머 때문에 낄낄대며 읽었다. 이를테면, ‘도스토옙스키 소설에서는 시간이 다 압축되어 있습니다.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은 분량이 그렇게 방대한 소설인데 작품 속 주요 사건은 사흘 동안 일어납니다. 사흘 동안 다 읽지도 못하겠어요.p150’ 같은 것이다.
이 책은 박이문 선생이 <문학 속의 철학>에서 언급한 문학작품들을 그대로 가져와 로쟈의 식대로 풀이를 한다. 박이문 선생의 <문학 속의 철학>에 대한 오마쥬, 또는 다시 읽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번역이 시대에 따라 달라져야 하듯 다시 읽기도 시대마다 달라져야 한다. 볼테르의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를 읽으며, 로쟈 선생이 스티븐 제이 굴드와 리처드 도킨스의 학설을 비교하는 것은 박이문 선생은 할 수 없었던 일이고 로쟈 선생은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렇게 보니 로쟈 선생의 <러시아 문학강의>도 나보코프가 쓴 동명의 책에 대한 오마쥬, 또는 다시 읽기가 아닌가 싶은데 그 책도 읽고 싶다.
책의 부제는 ‘로쟈와 함께 읽는’ 이지만 로쟈 선생한테 많이 배웠다. 재밌는 책을 읽어서 기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