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나에게 가르쳐준 것들 - 여행 중독자가 기록한 모든 순간의 여행
추스잉 지음, 김락준 옮김 / 책세상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여행이 일상과 다른 점은 낯선 곳에 간다는, 내가 처음 만나는 것에 있기에 나는 동네 골목길도 안 가본 길이라면 여행과 같다고 주장한다. 매번 가던 길만 가니 서울 촌놈이 되는 것인데 서울 촌놈은 여행의 기쁨을 알 수 없다.


그렇기에 추스잉이 <여행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에서 ‘집 주변 산책로도 즐기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세계여행을 떠나도 무의미하다’ 고 했을 때, 그렇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항상 손에서 책을 놓지 않으려고 하다보니 여행갈 때도 여행가방에 책 두어 권은 넣고 다녔다. 교토 가와가모 강에서 벤치에 앉아 책을 읽다가, 풍경이 좋아 걷는 것을 잠시 멈추고 책을 꺼내 읽은 것이었는데 내가 바보같다는 생각을 했다. 고개를 숙여 책을 볼 때 내 눈은 책을 향하니 마음은 책으로 닫혀 버릴 것이고 가와가모 강과 교토의 아름다운 풍광을 나는 느낄 수 없는 것이다. 눈은 책이 아닌 세상으로 향해야 하고, 그 때야 나는 여행의 기쁨을 온 몸으로 받아 들일 것이다. 그리하여 지금은 여행할 때 책을 일부러 보지 않는다. 


추스잉도 나와 비슷한 얘기를 한다. ‘사람들은 언제부터 여행하는 도시를 충분히 체험하지 않고 스타벅스나 게스트하우스의 소파에 앉아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을까? p178’ 츄스잉은 여행 중 손에서 핸드폰을 놓지 못하는 사람을 안타까워 한다.


전 세계를 여행다닌 츄스잉은 여행자의 삶에 대해 말한다. 츄스잉을 보고 인생은 여행과 꿈의 연속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가고, 여행 갔다 와서는 여행 또 가고 싶다고 꿈을 꾸고, 다시 여행을 간다. 인생은 가보지 않은 시간을 사는 것이기에 낯선 곳을 가는 여행이고 악몽을 피하려 하고 길몽을 향하려 하는 여행이다.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영혼의 자서전>에서 “내 삶에 가장 큰 은혜를 베푼 요소는 여행과 꿈이었다”고 말했다. 추스잉한테서 카잔차키스를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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