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학의 역사와 이론 - 세계 인류학의 패러다임 호모사피엔스
앨런 바너드 지음, 김우영 옮김 / 한길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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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바너드가 쓴 <인류학의 역사와 이론 : 세계 인류학의 패러다임>은 인류학의 역사를 통시적으로 조망하는 데다가 각 시대별로 대가들의 학설, 쟁점을 소개하고 있어서 대학교 1학년 전공기초 수업 교재 같은 느낌이 들었다.


지도 없이도 산을 오를 수 있고 산을 오르는 방법에는 한 가지만 있는 것이 아니지만 먼저 오른 사람의 자취를 따라 지도를 가지고 산을 오르면 산을 더 수월하게 오를 수 있을 것이다. 인류학에 관심이 생겨 인류학 책을 이것저것(에밀 뒤르켐, 에드먼드 리치, 마르셀 모스,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사 모으고 있던 차였는데 읽기 전에 좋은 안내서를 읽었다. 이제 산만 오르면 되는 것인가. !!!


인류학이 당시 유행하던 경향을 반영하는 것이 흥미로웠다. 몽테스키외의 <법의 정신>으로 대변될 계몽사상으로 인류학은 시작되었고 다윈의 진화론이 우세할 때는 진화론으로 원시사회를 설명했고, 마르크스가 나온 뒤에는 마르크스주의로 원시사회를 설명했다.


앨런 바너드의 말에 따르면, 시대가 변하더라도 기존 이론들은 배척되지 않고 새로운 경향에 통합되거나 다른 모습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한다. (p320)


그렇다면 앞으로 인류학은 어떻게 될 것인가. AI, VR이 나오고, 페미니즘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는 시대에, 진화론, 니체, 프로이트, 마르크스, 마르셀 모스, 소쉬르의 학설이 어떻게 통합될지 앞으로 인류학은 인간을 어떻게 해석할지 궁금하다

* 보아스 이전에는 모든 언어가 비슷하다고 생각되었다. 그리스어나 라틴어의 문법을 알면 세상의 어떤 언어도 설명할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보아스 학파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그렇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이누이트나 아메리카 인디언의 언어가 그리스어나 라틴어보다 훨씬 복잡하다. 어떤 언어에는 17개의 문법적 성(gender)이 있어서 여러 가지 말의 조합이 가능하고, 그것을 연구하러 갔던 수많은 인류학자를 혼란에 빠뜨렸다. 워프는 그런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영어처럼 보다 단순한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과는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다를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이 아이디어는 워프와 그의 스승 사피어의 이름을 따서 ‘사피어-워프 가설’로 알려지게 된다...(중략)...원칙적으로 그 가설은 ‘우리의 사고’와 ‘그들의 사고’라는 두 형태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언어를 갖는 다수의 사고형태가 존재한다고 제시한다. p198-199

* 레비-스트로스는 복잡한 오이디푸스 신화를 간단한 도식으로 설명하려고 시도했는데,..(중략)...III열은 인간이 살해한 괴물에 대한 것이다. 용은 인류가 대지에서 태어나기 위해 살해되어야만 하는 남성 괴물이었으며, 스핑크스는 인간의 생존을 원치 않는 여성 괴물이었다. 레비-스트로스의 표현을 빌리면, 이 열은 ‘인간의 토착적 기원의 부정’(다시 말하면 인류가 본래 땅과 관련된다는 사실에 대한 부정)을 상징한다. p241

* 푸코의 담론은 사람들이 어떤 사물에 대해 말하거나 쓰는 방식, 함축된 지식체계, 또는 그 지식을 권력의 구조에서 사용하는 행위 -푸코를 사로잡은 관심-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인류학에서 권력에 관한 관심은 점차 커졌으며, 푸코의 영향은 광범위하다. 권력의 담론이라는 아이디어는 여성주의 이론에 적용할 수 있고, 서구에 의한 제3세계와 제4세계의 식민지적, 탈식민지적 지배에 관한 연구에 강한 파급효과를 지녔다. p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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