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Pepper Adams - Julian (Remastered)(Ltd. Ed)(일본반)(CD)
Pepper Adams / Ultra-Vybe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창가에 앉아 창문을 열고 책을 읽는데 비 냄새가 들어왔다. 비가 오면 비 냄새가 좋다. 흙냄새와 풀냄새가 섞인 냄새가 상쾌하고 바람에 날려 팔에 한두 방울씩 떨어지는 비가 싫지 않다. 처마가 있는 집 창가에 앉아 있으면 빗방울이 처마를 때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처마는 본래 비나 눈을 막는 기능이 있지만 빗방울이 처마를 때리는 소리가 경쾌하므로 이 소리를 들으라고 건축가가 일부러 처마를 설치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비는 좋은데, TV를 틀면 이 비가 누군가에게 피해를 끼쳤다는 뉴스가 나오니 마냥 좋아하기도 뭐하다. 내가 비 냄새가 좋다고 비 냄새를 깊게 들이마실 때 누구는 터져 나오는 눈물 때문에 숨도 제대로 쉬기 힘들 것이다. 피해를 주지 않는 비는 있을 수 없나. 동전의 양면처럼 비의 기쁨과 비의 고통은 붙어 있는 것인가. 기쁨과 고통이 붙어 있다는 건 기쁘더라도 고통을 기억해야 자만하지 않을 것이고 고통스럽더라도 기쁨을 기억하여 희망을 버리지 말라는 뜻일까. 기쁨과 고통을 벗어날 수 없으니 그것이 인간의 한계라는 것일까.

스피커에서 페퍼 아담스의 ‘Ad Astra’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내가 페퍼 아담스의 <Julian> 앨범을 틀어놓고 있었던 것인데 ('Ad Astra'는 <Julian> 앨범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곡이다...) 페퍼 아담스가 바리톤 색소폰으로 길게 뽑아내는 선율이 상쾌한 정서와 쓸쓸한 정서 사이를 오가니 지금 내리는 비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