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Herbie Hancock - Piano
허비 행콕 (Herbie Hancock) / COLUMBIA LEGACY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허비 행콕의 피아노 독주를 듣다가 일본의 정원 가레산스이를 떠올렸다. 가레산스이는 흰 모래와 크고 작은 몇 개의 돌과 이끼로 바다와 섬을 표현한다. 모래와 돌과 이끼를 배치한 것은 인위적이지만 자연의 재료를 바탕으로 세월의 흐름이 녹아들게 하여 풍광을 표현하니 자연스러움이 느껴진다. 소박하면서도 세련된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것 또한 물론이고. 일본에 갈 때마다 일부러 절에 들러 가레산스이 앞에 아무 말 없이 한참이나 서 있곤 했다.


허비 행콕의 <The Piano>는 일본에서 대성공을 거두었다고 하는데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물을 사용하지 않고 바다를 그리는 가레산스이처럼 허비 행콕도 물을 사용하지 않고 바다와 강을 느끼게 하니 말이다. 이 앨범의 모든 연주가 다 좋지만 특히 5번 트랙 Sonrisa는 대단한 명곡이다. 슬픈 멜로디를 연주하는 피아노 건반이 느리게, 빠르게, 멈추었다가 나아가며 간결하게 울리는 것을 듣고 있자면 가슴이 미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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