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명 높은 나치 군의관을 추격하는 형과, 나치 군의관 일당한테 쫓기는 동생의 이야기가 스릴이 있는데 형이 동생과 동생의 여자친구와 처음으로 만나 같이 식사하는 장면에 눈이 갔다. 형은 동생의 여자친구에게 어느 지역 출신인지 묻고 자신의 동료가 그 지역 출신이라며 반가워하고, 동료가 스키를 잘 타는데 그 지역 유명인과 같이 스키를 탔다면서 너도 그 유명인과 같이 스키를 탔냐고 묻자 여자친구는 형의 질문에 전부 그렇다고 답을 한다.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지자 형은 진지한 얼굴로 여자친구에게 거짓말하지 말라고 말한다. 동생의 여자친구가 언급한 지명은 가짜였고, 그걸 알면서도 형은 태연하게 이야기를 만들어내 여자친구를 떠 봤던 것이다.


이 대목에서 쿠엔틴 타란티노의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에서 술집 장면이 생각났다. 발음이 특이한 독일군 장교(사실은 영국군인 그)에게 고향이 어디냐고 의심하며 묻는 게슈타포 장교에게 독일군 장교는 스위스 어느 시골이고, 스키를 타는 장면으로 영화에 출연했고, 하며 능청스럽게 거짓말을 했다. 마라톤 맨이나 바스터즈나 나치와 싸우는 영화이고 인물의 거짓말이 긴장감을 높이는 장치로 사용되는 것을 보니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아마도 쿠엔틴 타란티노가 <마라톤 맨>의 이 장면을 차용하지 않았나 싶은데, 타란티노가 단순히 따라하기만 한 게 아니라 자신의 방식대로 해석하여 긴장감을 높였으니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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