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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나날들 - [할인행사]
테렌스 멜릭 감독, 리차드 기어 외 출연 / 파라마운트 / 2001년 9월
평점 :
품절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르고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르는 청년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반사회적, 반도덕적 행위를 하는데 출구가 보이지 않으니 규칙을 위반해서라도 현재를 즐기겠다는 것이다. 이들의 행위에는 외로움과 불안이 있다.
카메라가 인물을 클로즈업할 때, 카메라가 광활한 자연을 담을 때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전자에선 공허한 표정에서 청년이 방향을 잃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후자에선 광활하고 아름다운 자연이 청년의 처지와 어긋났기에 더 비극적으로 느껴졌다. 즐거운 음악에 슬픈 가사를 담은 노래가 슬픔을 더 깊게, 현실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것과 같다고 할까.
무엇을 해야 할지 알거나 어디로 가야 할지 안다고 해서 고통이 없는 건 아니지만 방향을 모르는 삶은 더 외롭다. 따지고 보면 이들의 반사회적, 반도덕적 행위는 우발적인 측면이 있었다.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그런 것도 아니었고, 단지 사랑하는 애인, 가족과 함께 있으면 그것으로 족한 것이었다.
영화의 마지막도 이를 나타내는데 혼자 남겨지자 학교를 도망친 소녀,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는 병사를 따라 기차를 타는 여인. 둘은 밝게 웃는다. 여인이 홀로 군인들을 따라서 가거나 소녀가 친구와 함께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것은 정말 위험하지만 외로움과 불안에 지친 이들에겐 누군가 곁에 있다는 게 위안이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