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Buddy & Soul
이엠아이(EMI) / 1969년 7월
평점 :
품절


버디 리치를 들으면 데미언 샤젤의 영화 <위플래쉬>를 떠올리게 된다.영화에 버디 리치의 그림자가 짙은데, 일단 버디 리치는 앤드류와 플레처 교수에 투영되어 있다. 앤드류의 방에 버디 리치의 포스터가 붙어 있기도 하고, 앤드류의 연주 기법-소나기처럼 때려 붓는 속주는 버디 리치의 그것과 유사하다. 영화에서 앤드류가 연주하는 장면은 버디 리치의 연주 실황과 카메라 구도부터 연주 자세까지 비슷하다. 플레처 교수가 학생들한테 폭언을 하는 장면은 버디 리치가 밴드원들한테 마더xxxxxx 욕설을 한 것을 떠올리게 하고.


아름다운 재즈 음악과 폭력이 공존할 수 있을까. 군대식 훈련이 창의적인 재즈 음악의 동력이 될 수 있을까. 인생의 아이러니. 또는 신비와 모순. 또는 인간의 연약함과 가능성을 감독은 <위플래쉬>를 통해 질문하고 있다.


버디 리치의 1969년 앨범 <Buddy and Soul>을 들었다. 소울 리듬을 끌고 가는 드럼과, 소나기처럼 때려 붓는 드럼이 일품이다. 앨범 이름이 버디 앤 소울인 게 이해가 됐다. 버디는 곧 폭발적인 속주인데, 버디가 소울을 연주했으니 버디와 소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위플래쉬>를 떠올리자 앨범 밑에도 아이러니와 모순이 숨겨져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연주를 하기 위해 버디 리치는 엄청나게 노력을 했겠지만 그에 비례하여 얼마나 많은 폭력을 주변에 가했을 것인가. 멋진 연주의 이면에 자리잡은 눈물과 아픔같은 것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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