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소설에서 요괴는 인간을 조종하기도 하고, 인간으로 변신하기도 한다. 요괴로 동물, 나무 등이 등장하는데 <한국 고전소설의 요괴>에 따르면 제일 많이 나오는 게 여우라고 한다. SBS 동물농장에서 본 여우는 귀여웠는데, 옛사람들은 왜 여우를 요괴로 등장시켰나.여우가 호랑이처럼 인간을 직접적으로 공격하지는 않지만, 잡식성이라 닭을 잡아먹기도 하고 농사를 방해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게다가 여우는 영리해서 여우가 하는 짓을 막겠다고 인간이 애를 아무리 써도 골탕을 먹기 십상이니 그것도 옛사람들이 여우를 고전소설에서 요괴로 등장시킨 이유가 될 것이다. 여우는 애교를 잘 부리기에 여우를 가까이 대한 사람들은 마음을 뺏긴다. 고전소설의 구미호라는 존재는 그 때문에 만들어졌을지도 모른다.<한국 고전소설의 요괴>는 고전소설에서 악인은 회과를 하면 용서받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요괴는 회과를 하더라도 용서받지 못한다는데, 요괴는 나쁜 짓을 하기 때문에 회과가 눈속임이라는 것이고 요괴를 반드시 퇴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말을 여우에 비춘다면, 사람은 반성을 하고 남한테 피해를 안주려 애쓰지만 여우는 반성하지 않고 인간한테 피해를 준다는 뜻일 것이다.여우 입장에서는 억울할 것 같다. 본능에 따라 했을 뿐인데 반성을 안 한다고 하니 말이다. 인간 입장에서는 화가 날 것이다. 여우가 농사를 방해하고 닭을 물고 가니 여우에 대한 분노와 두려움이 얼마나 컸으면 여우를 요괴로 만들어 소설에서 잘근잘근 씹어댔겠나. 그런 소설을 돌려보고, 설화를 집안 대대로 전하고. 그러면서 분노와 두려움을 달랬던 것은 아니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