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날씨가 따뜻했다.)성첩에 올랐다.
○ 장수와 군사들이 대궐 아래로 나아가 화친을 배척한 사람들을 결박하여 보낼 것을 청하면서 말하기를, "대포에 맞아 성첩이 죄다 부서져서사세의 위태로움이 이미 극한 지경에까지 이르렀는데도 문사(文士)의 무리들은 단지 고담준론만 일삼고 있으니, 청컨대 문사로 하여금 망월대를지키고 막도록 하소서." 하자, 체부가 말하기를, "그대들의 노고를 어찌 그대들의 말을 기다리고서야 알았겠느냐? 조정은 곧 상을 후하게 주기로 의논할 것이며, 이조판서 최명길이 이미 화친을 청하러 가서 화친을 배척한사람들을 보내기로 약속하였으니, 그대들은 우선 물러가거라." 하였다. 장수와 군사들이 말하기를, "우리들은 상을 후하게 내리기를 바라고자 한것이 아니고, 다만 일을 그르친 사람들에게 분통이 난 것뿐이며, 또 위급한 상황을 아뢰고자 했을 뿐입니다." 하고, 이어 대궐에 들어가 직접 아뢰려고 하였다. 승지(承旨) 이행원(李行遠)이 말하기를, "비록 위급한 때를 당하였다 하더라도 이곳은 대내(內)가 멀지 않은 곳이거늘, 그대들이 어찌감히 이런 짓을 한단 말이냐?" 하고, 이어 병랑(兵)에게 이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