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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여인에게 ㅣ 민음사 세계시인선 리뉴얼판 26
로베르 데스노스 지음, 조재룡 옮김 / 민음사 / 2017년 11월
평점 :
로베르 데스노스의 시에 꿈과 그림자가 자주 나온다. 꿈 속의 나와 내 그림자는 내가 아니지만 항상 나한테 붙어 있고 나를 닮아서 나같다. 하지만 꿈 속의 나는 꿈을 깨면 사라지고 꿈 속에서는 내가 절대로 할 수 없는 것이 있다. 꿈은 내 마음 속 깊이 있어서 내가 모르는 것일 수도 있고, 알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이룰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그림자도 나한테 붙어 있어서 나를 따라 하기만 할 뿐이다. 꿈과 그림자는 현실이지만, 오염된 현실이므로 환상 문학과 초현실문학에서 중요한 장치가 되곤 하는데 로베르 데스노스한테도 예외는 아닌 듯 하다.
<너무나도 자주 나는 너를 꿈꾸었다> 꿈에서 소망할수록 현실과의 거리는 멀어지는데, 현실과의 거리가 멀기 때문에 꿈으로 더 소망한다. 무엇이 원인이고 결과인지 모르겠지만 둘은 그림자한테 원인이다. 그림자가 짙어진 원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