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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당나귀들의 도시로 돌아가다 - 제임스 테이트 산문시집
제임스 테이트 지음, 최정례 옮김 / 창비 / 2019년 6월
평점 :
제임스 테이트의 산문시집 <흰 당나귀들의 도시로 돌아가다>. 꽁트 같은 짧은 글이 모여 있다. 이 글이 시라면 시에 등장하는 ‘말했다’ 라는 단어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인물이 말한다고 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단어는 많지만.(소리쳤다. 주장했다. 떠들었다. 입을 뗐다. 등등) 시는 ‘말했다’ 라는 단어를 반복한다. ‘말했다’의 반복은 시에 리듬을 부여한다.
시는 일상에서 환상같은 순간을 포착한다. 이를테면 <샤일로>에서 수업시간에 학생들은 남북전쟁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고 결혼 예정인 선생님에 대해 질문을 한다. 선생님 결혼의 추이는 남북전쟁의 추이와 맞물리듯 전개된다. 그러다 시는 로리가 선생님을 보며 누군가를 떠올리는 것으로 끝난다. “전쟁터 옆에서 야영천막을 친 그녀를 그려보았다. 초조하게 그녀의 남자를 기다리는 그녀, 결코 돌아오지 않을 그 남자를. P98” 수업을 하고 있는, 결혼을 앞둔 선생님은 남북전쟁에 참전한 남편을 기다리는 여인으로 바뀐다. 제임스 테이트는 관계를 전복시켜 환상성을 표현한다. 일상적인 관계 속에 놓여 있는 사물을 낯선 관계 속으로 밀어내는 것이다. 제사에 쓰인 너새니얼 호손의 American Notebooks 속 문구처럼 말이다. “나무들이 강물에 비친다. - 그들은 그렇게 가까운 곳에 영혼의 세계가 있다는 것을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도 그렇다. P15.
제임스 테이트의 현실적인 시가 초현실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역자 서문을 읽은 것은 시집을 다 읽고 난 뒤였는데, “제임스 테이트는 벤저민 페레, 막스 제이콥, 로베르 데스노스, 앙드레 브르통 등의 초현실주의자들의 문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p6.”는 대목을 읽고 아하. 이해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