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너는 여기에 없었다
조너선 에임즈 지음, 고유경 옮김 / 프시케의숲 / 2018년 9월
평점 :
살인청부업자 조는 망치를 잡는다. 그는 던전으로 들어가고, 복수를 하며, ‘왜’라는 물음에 답을 쫓는다. 그것이 흡사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에 대한 오마주 같았다.
조너선 에임즈의 <나는 여기에 없었다>의 두 축은 살인청부업자 조와 상원의원이다. 폭력적인 아버지가 만든 트라우마와 부패한 아버지가 남긴 거래는 이 둘의 삶을 지배한다. 독백과 망상은 소설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죽은 아버지는 아들의 정신 속에서 살아 있으니 그것이 당연하게 느껴졌다.
소설이 미완성처럼 끝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 결말 때문에 속편을 기대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속편이 안 나왔으면 좋겠다. 그냥 이대로 끝났으면 좋겠다. 조너선 에임즈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이미 다 설명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복수를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부패를 척결하겠다는 것도 아니다. 아버지의 그늘 아래에 있는 아들. 축축한 땅 같은 아들을 보여주는 것이 작가가 의도한 바일 것이다. 불안, 긴장, 회한, 무자비함으로 뭉쳐져 있는 상처입은 한 인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