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냥 사랑스럽기만 하던 아이가 자라 자기만의, 친구들과의 시간이 늘어나는가 싶더니 사춘기가 온다. 늘 열려있던 아이의 방문은 닫혀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부모가 문 열고 들어오는 것조차 불편해하거나 때론 거부한다. 부모는 닫힌 아이의 방문을 보며 마음이 복잡해지지만, 아이가 자라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며 돌아선다.
나도 그랬고, 남편도 그랬고, 친구도 그랬다. 자라면서 어느 순간부터는 부모에게 입을 닫게 되었다. 부모와 폭풍 같은 불화를 겪고 아예 말을 하지 않게 된 친구도 있고, 잔소리 들을 만한 것들만 입을 닫아거는 나 같은 사람도 있다.
자식일 때는 몰랐는데, 부모가 되고 보니 그 시절 나의 부모가 나에게 무언가 질문했을 때 내 대답이 시원찮을 경우 얼마나 답답하고 걱정되었을지 잘 알겠다. 그래서 내 아이가 나에게만큼은 비밀이 없거나, 있어도 아주 조금이면 좋겠다. 그리고 그 비밀이 내 아이에게 상처를 만들지 않을 정도로 작은 것이면 더 좋겠고.
하지만, 언젠가 내 아이도 내 앞에서 입을 걸어 잠그고 방문을 쾅 소리 나게 닫는 날이 올 테다. 이 책에서 말하는 대로 육아의 균형을 잡지 못한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