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을 법한 연애소설 - 당신이 반드시 공감할 이야기
조윤성 지음 / 상상앤미디어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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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170만 뷰의 인기 로맨스 소설'이라는 소개 문구가 눈길을 끌었다.

한동안 소설을 써 보고 싶어서 몸이 달아 있었던 때가 있었고, 브런치에 내가 쓴 글을 올려서 반응을 보고 싶다고 생각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소설'이라는 장르는 어쩐지 벽이 높았고 뭐라도 쓰다 보면 이게 주인공의 이야기인지, 내 이야기인지 모르게 섞여 들어가서 글의 정체성이 모호해지기 일쑤였다. '사실처럼 꾸며진 이야기'가 소설이라지만 일기같은 내 소설은 어쩐지 낯부끄러워서, 쓰다가도 지레 중단하곤 했다. 그때 내가 쓰던 소설의 장르는 추리이면서 설정은 SF였다.

내가 글쓰기, 특히 소설 쓰기에는 완전 초짜임을 감안하더라도 소설과 에세이의 경계의 모호함을 극복하기란 생각보다 더 어려운 일이었다. 하물며 '로맨스 소설'은 말해 무엇하랴! 제목도 '있을 법한 연애 소설'이고, 부제도 '당신이 반드시 공감할 이야기'란다. 나라면 나의 지난 연애에 대한 넋두리였을 이 주제가 '조윤성 작가님'의 필력 앞에 어떻게 풀어지고 엮였을지 궁금했다. 어떤 글이길래 '브런치 연재 중 최장기 베스트 로맨스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았는지도 궁금했다. 이 소설에 작가님의 실제 연애담은 몇 퍼센트 담겼을지도 궁금했던 건 안 비밀.

다분히 분석적인 마인드로 책을 펼쳤는데, 이럴수가! 단숨에 빠져들어 몇 시간만에 읽어내고 말았다.
주인공 '수아'는 5년을 만난 남자친구와 결혼 이야기가 슬슬 나올 무렵에 남자친구가 바람핀 사실을 알게 되어 이별을 한다. 이후 여러가지 방법과 여러 경로로 진솔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이 솔직하게 그려진다. 너무 솔직해서 어떨 땐 애처롭기까지 할 정도로.

직장 후배 소개로 만난 잘생긴 쉐프이자 연애 선수이며 바람둥이 세욱, 클럽에서의 원나잇 상대(필름 끊긴 상태였으니 성폭행에 가깝겠지만), 10년도 넘은 과거의 학창시절 친했던 언니의 남편 해철, 인스타로 가까워지고 장거리 연애를 시작했으나 좀처럼 관계를 규정짓지 않던 건우, 아무 계획없이 혼자 떠난 제주도에서 만난 좋은 사람 종욱. 그외 기타등등.

어떤 식으로 연애를 시작했건 간에 그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고 내 마음을 내어주고 그 사람의 마음을 얻거나 받아들이는 과정은 다 비슷한 걸까. 그러지 않고서야 주인공의 마음에 이렇게까지 공감할 수는 없겠다 싶을 정도로 주인공의 감정에 빠져 들었다.

우리가 사는 삶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섬세한 묘사와 감정선이 위로와 공감을 선사했다. 읽는 내내 주인공 '수아'의 감정을 따라가면서 설레고 속상하고 우울하고 행복했다. 오랜만에 생각이 아닌, 감정이 움직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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