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로 떠나는 힐링여행 인문여행 시리즈 11
이향우 글.그림, 황은열 사진 / 인문산책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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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살면서 종묘에는 가보려는 생각도 하지않았다. 궁궐에는 자주 산책이나  체험학습 삼아 들리지만 종묘는 조선시대 국가 사당 외에 다른 의미를 찾기 어려웠다. 몇 주전 광화문에서 종로로 걸어내려오다 말끔하게 정비된 종묘 광장을 보게 되었다. '종묘가 여기 있었구나' 새삼스러웠다.

 [종묘로 떠나는 힐링여행] 신간 소식에 궁궐로 떠나는 힐링여행 시리즈 저자인 이향우선생님이 바라 본 종묘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졌다. 힐링시리즈답게 한페이지 한페이지가  참 정성스러운 책이다. 역사의 사료를 근거로 제시하고, 아주 쉽게 풀어서 이야기해 주,고 이야기에 맞는 장소의 사계절 사진, 직접 그린 그림이 아름답게 배치되어 있다. 

 

  사극을 보다보면 '종묘와 사직'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조선 건국 후 한양에 천도하기 위해 한양에 가장 먼저 세운 것이 종묘와 사직이라고 한다. 종묘는 국왕의 신주를 모시는 곳이고 사직은 농사의 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곳이다.  

  사진 속 종묘는 궁궐처럼 화려한 단청도 없이 엄숙하고 고즈넉하다. 저자의 친절하고 고요한 글을 읽다보면 나도 함께 소박한 지당을 지나 숲을 따라 걸어 망묘루와 신주를 모시는 향대청을 만나게 되는 느낌이다. 종묘 입향을 위한 왕과 왕후들의 슬프고 기막힌 사연에 죽어서도 편치못한 영혼들을 생각하게 된다. 단종의 어머니 현덕왕후의 이야기가 가슴 아프다.  단종을 낳다가 죽어 구천을 떠돌며 자신의 아들이 비참하게 죽어가는 모습을 내려다 보았을 것이다. 문종은 세명의 세자빈을 맞이하게 되는데 첫번째 세자빈은 투기하는 마음으로 잡술을 이용하다 퇴출, 두 번째 세자빈은  나인과 동침하는 동성애 행각으로 퇴출, 세번째 세자빈이 단종의 어머니인 현덕왕후였다. 왕이 된 후로는 더 이상 왕후를 들이지 않았다하는데 아마 재임기간이 너무 짧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싶다. 세조가 자신의 아들이 죽은 것이 현덕왕후의 저주 때문이라고 무덤까지 파헤쳐 관을 노천에 방치하였다하니 참으로 참담한 일이다. 거의 100년 후, 중종에 의해 입향되었다니 원한이 조금은 풀렸을까. 종묘에 관련된 소소한 기록들을 재미난 이야기로 풀어주는 것 또한 이 책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종묘의 의미는 전각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다. 제례 음식과 음식을 담는 그릇, 종묘제례와 종묘 제례악까지 소개하고 있어 종묘가 외형적인 의미보다 정신적인 의미를 더 많이 내포하고 있음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종묘제례는 '유네스코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으로 선정되어 국제적인 행사가 되었다. 한국인이면서도 종묘제례에 얼마나 문외한인가 생각하니 조금은 부끄러워진다. 원래 밤에 하는 의식인데 요즘은 낮에 재현되고 있다고 하니 모든 형식은 시대에 맞추어 변화하는 것인가보다.

 올해는 부록에 담긴 <종묘 10경>을 하나씩 내 카메라에, 내 눈에 담아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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