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연암 답사 프로젝트 - 물음표와 느낌표로 떠나는 열하일기,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출판콘텐츠 선정도서, 2016년 책따세(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 겨울방학 청소년 추천도서 선정
김태빈 지음 / 레드우드 / 201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열하일기]를 최근에야 읽었다.  5학년 친구들과 박지원의 [허생전]을 재미있게 읽어서 내친김에 [열하일기]도 읽어보았다.  번역이 조금 어려운 책이라서 그랬는지, 아니면 앞 뒤가 잘려버린 축약본이기  때문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꽤 있었다. 도움을 받을 책을 찾아보다가  운이 좋게도 [청소년을 위한 연암 답사 프로젝트]를 읽게 되었다. 성인을 위한 열하일기 해설책은 종종 있어왔으나 청소년을 위한 열하일기 해설서는 처음이라고 한다. 말하듯 쓰여진 문체는 함께 답사를 떠난 듯 편하게 읽을 수 있다.


  이 책은 추상적이거나 추론적인 해설서와는 다르다. 저자는  북경한국국제학교에서 3년 동안 교사로 근무하는 틈틈히 연암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열하일기]와 자신이 직접 경험하고 느낀 것을 비교하며 서술하고 있다. [열하일기]를 미리 읽지 않은 독자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원문을 인용하여 설명해주고 있다. 미리 읽은 독자라면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연암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230년 전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기도 하고 고국이 아닌 타국이 되어버린 압록강변에서 안타깝게 변해버린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풍부한 현장 사진은 상상력의 한계를 가진 독자에게 더 많은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각 장마다 답사포인트를 정리해주어 답사여행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열하일기]를 읽으며 잘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었다. 청나라 황제가 조선 사신들에게 자신의 스승 '살아있는 부처'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사신들은 망설이다 황제에게 예의가 없다는 책망을 듣고서 가슴을 치며 통곡한다. 그 상황이 잘 이해가 가지않아 외교문제 때문일까 하고 생각했다.  유교를 숭상하는 조선 사대부에게 티베트 불교의 지도자는 '이단의 괴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는 해설을 읽고야 이해가 되었다.  조선 사대부는  중화사상과 유교에 대한 절대적 신봉이 뼛속까지 뿌리 깊었다.  연암도 북학을 주장하고 청나라의  뛰어난 문화를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다하더라도  조선 양반으로서 분명한 사상적 한계가 있었다.

  저자도 말하고 있지만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의 하나는 연암의  '실수'나 오류를 찾아 수정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 연암은 무릎 꿇은 장소를 나는 걸어 들어간다. 연암은 못 들어왔지만 나는 들어가서 구경했다.'는 장면이다. 천하의 연암을 놀려먹을 기회라며 어린 소년처럼 즐거워한다. 나도 같이 킥킥거리게 된다. 엄청 존경하는 선생님이 실수하는 장면이 인간적으로 느껴질 때의 기쁨인 것 같다.


  연암의 발자취를 직접 밟아보지는 못했지만 [청소년을 위한 연암 답사 프로젝트]덕분에 [열하일기]의 가치를 잘 이해하게 되었다.  여행이라함은 이와 같아야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230년 전 연암과 함께 다시 그 길을 걷는 기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