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이런 가족

어쩌다 이런 가족
전아리 지음 / 다산책방 / 2016년 8월

어머니는 아침드라마를 좋아하신다.  말도 안 되는 드라마를 보면서  주인공의 친구라도 되는 양 욕도 하고 불쌍하게 여기기도 하면서 주인공의 행복을 빌어준다. 결국에는 모두 화해하고 행복하게 되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다음 편을 기다린다. 막장 드라마 줄거리는 늘 출생의 비밀로 시작하여 삼각관계, 사랑과 결혼, 사랑의 방해자, 복수 등이다. 드라마 속 주인공은 세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오해와 사건, 사고를 당하지만 그 시련을 딛고 일어날 수 있는 조력자를 만나 복수를 한다. 하지만 끝에는 용서와 화해로 마무리하게 된다. 로맨스의 구성을 답습하고 고전소설에 등장하는 인과응보, 권선징악이란 주제를 차용한다.
 
  아침드라마스러운 소설이다. 소설의 구성은 엉성하고 사건의 개연성은 참으로 부족하다. 소설 속 등장인물은 전형적이고  뻔한 캐릭터다. 겉으로는 고상한 가족이지만 그 속은 각자의 꿍꿍이가 가득하다. 아버지는 사회적 권력을 키우고 유지하기 위해 해결사를 거느리며 함부로 부린다. 어머니는 교양 있고 품위 있지만 첫사랑의 비밀을 안고 사는 이중인격자다. 엘리트 꽃길을 걸어가던 큰딸은 꽃길 옆  진흙 구덩이로 스스로 들어가고 있다. 둘째 딸은 돈의 편리함과 사치를 누리고 사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며 타락한 인생을 즐긴다. 어쩌다 이런 가족이라는 말로 자신의 가족들을 질타하지만 결국은 가족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소설을 읽고 전아리 작가를 검색해보니 몇 권의 소설책을 출간한 젊은 소설가다. 요즘 젊은 작가의 창의력이 이 정도라니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다. 문체 또한 인터넷 팬픽이나 웹 소설 수준이다. 한마디로 유치하기 짝이 없는 소설이다.  어디 여행길에 킬링타임용으로  읽으라고 그랬는지 책의 무게도 내용도 참 가볍다.

  출판사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제공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서평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