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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 영화로 배우다 - 십대가 꼭 지녀야 할 12가지 인성 ㅣ 꿈결 청소년 교양서 시리즈 꿈의 비행 11
라제기.백승찬.이형석 지음, 남동윤 그림 / 꿈결 / 2016년 6월
평점 :
결혼 전에는 영화를 무척 좋아했다. 유일한 취미이자 고단한 일상에서 현실도피의 한 방법이기도 했다. 약간의 메니야 성향으로 한 감독에 꽂혀서 같은 영화를 10번 이상 감상할 정도이니 꽤 진지한 영화광이었다. 그런데 아이 낳고 직장맘으로 살다보니 이제는 영화를 볼 시간도 별로 없고 영화에 흥미가 많이 떨어져버려 아이들랑 함께 볼 수 있는 가족영화나 한두편 볼까 영화관 나들이도 참 드물어졌다.
이 책에서는 12편의 영화를 소개하고 영화 속 등장인물을 통해 우리가 배워야할 인성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대한민국의 아버지로 살고 있는 3명의 영화 전문 기자가 <중학독서평설>에 기고했던 글을 다듬어 한 권으로 묶어냈다. 나도 가끔 보는 월간지인데 영화평론은 유심히 보지 않았는지 잘 기억은 나지 않는다.
이 책에서 소개한 12편의 영화 중에서 3/2 정도는 감상한 작품이어서 글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내용에 공감하기도 하고 비판하기도 하면서 읽었다. 영화의 작품성보다 주제별로 고르다보니 약간 어거지로 해석한 것도 눈에 띄기도 하지만 그거야 주관적인 감상이니 뭐라 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두근두근 내인생>은 영화보다는 책이 훨씬 감동적이었던 것으로 기억되는 영화로 감동적인 소설을 B급 가족영화로 만들었다고 개탄했던 영화여서 영화로써의 평점은 별 세개다. 하지만 원작의 탄탄한 스토리가 이 영화를 살려준거라 생각이 든다. 저자는 이 영화에서 공감이라는 키워드를 찾고 있는데 공감보다는 성숙이라는 단어가 더 잘 어울리는 영화인 것 같다.
<울지마, 톤즈>가 극장에서 상영할 때 학교에서 단체관람을 갔을 정도로 다큐 영화로는 성공한 영화로 텔레비전 다큐에서 영화로 다시 만든 작품이다. 매우 존경하는 이태석 신부님의 일대기로 극장판은 보지 못했지만 텔레비전 다큐로 시청하고 책으로도 몇 번 읽어보았다. 이태석 신부님의 나눔의 일생은 이기적인 삶을 살아가는 내 자신에게 늘 충고를 아끼지 않는다. 나누는 삶이 가치있다고 말이다.
<빌리 엘리어트>는 볼 때마다 감동적인 영화이다. 꿈을 향한 빌리의 선택도 훌륭하지만 아들의 꿈을 응원하기 위한 아버지와 형의 선택과 희생이 더 값지게 느껴졌던 영화이다. 부모가 되기 전에는 부모의 희생이 당연한 줄만 알았는데 부모가 되어보니 부모도 꿈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신을 둘러 싼 환경을 뛰어넘은 빌리 뒤에는 부모와 가족, 선생님의 희생이 함께 했다는 것이다.
12편의 영화이야기를 읽다보니 예전에 보았던 영화는 다시 한 번 보고 싶어지고 아직 감상하지 못한 영화는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인성을 영화로 풀어보려고 했던 시도가 좋았고 혼자 감상하는 것만으로는 느낄 수 없는 부분까지 알 수 있어 청소년들이 읽어보기에 좋은 책이다. 영상매체에 많이 노출 된 탓에 책보다는 영화가 친밀한 청소년들에게 영화도 다양한 면으로 생각하면서 감상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름다운 삽화가 인상적이었지만 영화의 스틸 사진 한 컷 없는 것은 좀 아쉬운 부분이다. 아마 저작료 문제 때문인 것 같은데 영화를 소재인 책인데 영화의 한 장면 정도는 소개해주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이 책을 함께 읽은 아들이 <혹성탈출>을 보고 싶다고 한다. 흑백으로 된 오리지널 <혹성탈출>을 찾아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