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드는 한국사 유물 열아홉
안민영 지음, 김윤영 그림 / 책과함께어린이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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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부 아이들에게 "사자는 어디서 살지?"하고 물어보니 "동물원"이라고 당연한 듯 대답한다.  초원을 뛰어다니는 사자를 본 적 없고 우리 속에 갇혀 있는 사자만 보았으니 사자가 살고 있는 곳이 동물원이라고 할 밖에 없다.  유물도 마찬가지 인것 같다. 박물관에 나란히 전시되어 있는 유물들을 들여다보면  생기를 잃어버리고 우리 속에 갇혀 있는 동물들과 같이 낯선 이름표만이 그들의 정체를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유물이라고 불리는 박제가 되버린 박물관 속의 그들에게도 삶과 생명이 있었다고 상상하게 되었다. 큰 바위에 고래를 그리며 사냥법을 전수해주는 아버지와 아들의 모습을 본다. 신석기의 아줌마는 빗살무늬 항아리에 양식을 비축하며 이번 겨울에는 배불리 먹을 것을 상상했을리라. 청동기시대 어느 마을의 족장은 매일 아침 번쩍번쩍 빛나는 청동 장식으로 멋을 부렸겠지. 이웃 강국의 왕이 하사한  그릇은 무덤까지 가지고 갔을 것이다.  천개의 불상이 만들어져 손으로 손으로 전해져 누군가의 방안에 버티며 치성을 받다가 어느 날 어떠한 사연으로 땅 속에서 천년을 잠자게 되었겠지.

  백성들의 고혈의 짜서 흥청거리는 귀족의 손에 던져지며 즐거워했을 주사위며 나라의 흥망성쇠를 지켜보아야 했던 전탑, 이름 모를 도공의 손에서 태어난 신비로운 청자이야기며 유물 하나하나에 이야기와 생명을 불어넣어주고 있는 책이다.  나와는 아무 상관없을 것 같았던 유물들을 조금은 짠한 마음으로 들여다보게 될 것 같다.

 눈으로 보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손으로 직접 만들어보며 체험할 수 있는 19개의 팁을 제시한다.

 동판부조를 활용한 농경문 청동기는 고등학교 다닐 때 동판으로 명화를 흉내내어 작품을 만들었던 기억이 난다. 아이들이 흥미를 가지고 농경문의 의미도 함께 새길 수 있을 것 같다.  점토로 만들어보는 거푸집과 비파형 동검은 간단하지만 거푸집의 원리를 쉽게 익힐 수 있을 것 같다. 거푸집을 활용한 비누만들기나 창 모양 사탕 만들기도 재미있을 듯 하다. 마블링을 이용한 몽유도원도는 서양과 동양의 만남, 과거와 현재의 만남이 느껴진다. 비즈와 스티커로 꾸며보는 꽃담 무늬의 아이디어는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비즈공예를 잘 활용한 것이 마음에 든다. 해동남승도를 활용한 서울 유람도는 요즘 보드게임을 좋아하는 아들을 위해 꼭 만들어보리라 다짐해 본다. 

  몇몇 유물 만들기는 조금 억지스럽기도 하지만 아이들에게 직접 보고 만지며 자신만의 유물을 만들 수 있도록 한 정성이 감사하다. 1권으로 마무리 되지 않고 2권 3권도 나왔으면 좋겠다. 그러면 1년 역사 수업은 걱정없을 듯 하다.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서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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