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마흔, 붙잡아주는 화두
이지형 지음 / 흐름출판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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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나이가 더 이상 흔들려서는 안되는 마흔 후반이다.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할 만한 직업을 거쳤고 더 이상 흔들리고 싶지 않아 붙잡은 것이 화두라고 한다. 제목을 보아서는 마흔에게 위로를 주는 책인줄만 알았다. 나도 또한 마흔을 살아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그래도 잘 살아온 것이 감사하고  살아낸 것이 기특하다고 위로 받고 싶어 붙잡은 책이었다. 나의 예상은 빗나갔고 '선'에 관한 해설서임에 조금 당황스러웠다.

 '달마'가 가라사대 로 시작되는 선문답을 시큰둥하니 읽고 있자니  선입견을 버리라 한다. 과격하고 호탕하고 유쾌한 선인들의 기상을 감상해보라고 한다. 틀을 깨는 아름다운 질문을 던져보라고 말이다. '선'에 대한 지식도 없고 관심도 없어서인지 전체적인 내용이 별로 유쾌하거나 호탕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선승들의 행동이 무모하게 느껴지고 자신을 푸대접하는 절의 목상을 부수어 땔감을 사용한다거나  달마가 어디로 오가느냐 따위의 문제가 흔들리는 마음을 어떻게 붙잡아주겠느냐는 의심이 난다. 이름도 낯선 선승들의 선문답을 읽고 있자니 한낱 말장난에 지나지 않게 느껴진다. 그저 저자의 해설을 의지하며 '이런 뜻이구나'하며 읽어내고 만다.

누구나 웬만큼 살아보면 아는 일이지만, 사는 데 지름길은 별로 없다. 목마르면, 먼 길이라도 물어물어 물 있는 곳에 찾아가 그곳에서 직접 물을 마셔야 목마름이 해소되는 법이다. 누가 대신 물을 마셔준다고, 아니면 누군가에게 기막힌 갈증 해소법을 배운다고 목마름이 없어지지는 않는다.198

​ 그 와중에 그래도 나에게 생각을 남겨준 한 구절이다. 인생이라는 것이 글로 배워서 되는 것은 아니다. 누구도 가르쳐줄 수 없고 예습 복습 없는 실전이다. 그래서 예측할 수 없고 그래서 귀한 것일 거라고 생각된다. 인생이란 흔들려야 제맛이다.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법을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그것을 행하고 행하지 않는 것은 자신의 선택에 달려있다. 이 책을 읽고 나는 흔들리는 내 나이 마흔을 사랑하게 되었다. 그 또한 나이기 때문이다.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서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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