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오 크뢰거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45
토마스 만 지음, 강두식 옮김 / 문예출판사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읽기 전에 EBS  최다니엘의 낭독<토니오 크뢰거> <트리스탄> 을 먼저 들어보았다.  그래서인지 흥미를 가지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토마스 만의 이름은 들어봤지만 그의 작품을 읽는 것은 처음이다. 해설을  읽고 난 후 '내가 읽은 책이 딴 얘기야, 뭐가 이렇게 형이상학적이야. 해설이 더 어렵다' 하고 투덜거렸다. 내가 느낀 것이 토마스만이 이야기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고 해도 상관없다. 책이란 독자를 만나야 완성되는 것이라고 하지 않는가. 

  <토니오 크뢰거> 외에 <환멸> <트리스탄> <마리오와 마술사>  4편의 단편소설이 들어있다.

  '토니오 크뢰거'라는 독특한 이름을 가진 시를 쓰는 소년이다. 자신이 남다른 재주를 가진 것을 부끄러워하며 말이다. 어린시절 아름다운 소년, 소녀인 한스와 잉게를 동경하며 지내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고향을 떠나게 된다.  성인이 된 후 소설가로 이름을 알리지만 세상의 여러가지 사조를 비웃으며 어디에도 잘 적응하지 못하는 듯 보인다. 화가 친구인 리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이 그의 유일한 분출구다. 어느날 덴마크로 여행을 간다. 자신의 고향, 자신의 집을 구경하고, 옛 이웃을 만나도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는다. 현상수배자로 오해받으면서도 자신을 밝히지 않고 자신의 직업만을 밝힌다. 그리고 휴양지에서 춤추는 무리들 속에서 옛 친구 한스와 잉게를 우연히 발견하지만 그들이 바라보고만 있을 뿐  그들에게 접근하지 않는다.  자신을 먼저 알아봐주기만을 바라며 회한에 젖은 눈물만 흘린다. 그리고 리자에게 자신이 정말로 바라는 인생이란 무엇이었는지 예술가다운 편지를 쓴다.

  <토니오 크뢰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 못했거나 아니면 알면서도 애써 외면하던 자신이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갈망으로 어리석게 보내버린 인생에 대한 후회에 대한 부분이다. 지인들과 식사를 하며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 선생님이 말씀하시기를 우리 또한 그렇지 않은가 수많은 sns의 자기자랑으로 엄지를 모으는 사람들 그리고 엄지를 누르며 자기 자신과 비교하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자기는 매우 잘 살고 있다는 것을 과시하고 싶다. 그리고 인정받고 싶다. 토니오 또한 한스와 잉게가 자기가 작가로 인정 받고 상을 받을 때 혹시 그 자리에 와 있지 않을까 찾아보았다고 하는 고백을 한다. 원래 인간이란 자신이 갖지 못한 것이 더 좋아보이는 법이다. 그리고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지 못하고  황폐하고 삶의 에너지를 탕진해버렸을 때 얼마나 많은 후회를 할 것인가.  

  <환멸> 등장하는 두사나이  관찰자에서 청자가 되는 사람과 관찰대상에서 화자가 되는 두사람의 아주 짧은 이야기다. '환멸'이란 무엇인가? 자기 자신을 속이며 삶을 허비한 사람의 희망없는 죽음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트리스탄> 한 요양소의 환자 클뢰터얀부인과 슈피넬이라는 한 작가의 이야기다.  산후병으로 기관지병을 앓고 있다고 하는데 각혈을 하는데도 폐에 이상이 없어 다행이라고 하며 위로한다. 슈피넬은 클뢰터얀의 결혼 전 아름다웠던 시간을 회상하게 하며 그녀의 죽음 직전에 남편에게 그녀의 아름다움을 회손한것은 당신이라는 도발적인 편지를 쓴다. 남편은 그 편지를 보며 슈피넬에게 노발대발하며 그의 편지를 반박한다. 슈피넬이 늘 답장없는 편지를 쓰는 장면이 나오는데 아마 환자들의 남편들에게 쓰던 것이었을까? 해설에서는 예술정신과 시민 정신의 극단적인 대립, 에술정신이 인간 정신과는 거리가 먼 병적인 것으로 취급되어 시민 정신이 지닌 바 건전성을 파괴한다는 작가의 초기 이념을 부각되고 있다고 한다.

  예술이니 이념이니 어려운 해석은 잘 알지 못한다. 또  술술 잘 읽어내갈 수 있는 만만한 소설은 아니었지만 토마스만의 작품을 읽으며 우리가 추구하는 삶과 예술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독서였다.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서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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