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카메론 - 10일의 축제 100개의 이야기 고찬찬(고전 찬찬히 읽기) 시리즈 4
구윤숙 지음 / 작은길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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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학교 세계사 시간에 르네상스 문화를 배우며 단 한줄로 배웠던 보카치오의 <데카메론>,  시험을 위해 외우다가 데카메론의 <보카치오>로 외운 친구 때문에 배꼽 빠지게 웃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세계사 선생님께서 책을 한번이라도 소개해주셨더라면 그저 시험을 위해 외우는 그런 이름을 안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어떤 동기로 <데카메론>을 읽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한창 사춘기를 겪고 있던 여고생에게는 흥미를 지나쳐 이해할 수 없었던 책이었던 것 같다. 너무하다 싶을 정도의 성적 농담들이 가득한 이 책이 왜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책이 되었는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여행지에서 킬링타임용으로 사는 주간지에나 실리는 듯한 얘기들이라니.

 

  <작은 길>에서 새로 출간 된 <데카메론- 10일의 축제 100개의 이야기>는 성적욕망과 농담이 가득하고 <데카메론>이 어떻게 고전이 되었는지 어떻게 읽어야 하는 지 알려주는 아주 친절한 해설책이라고 할 수 있다. 처음에 책을 받았을 때는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소설 번역본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작은 사이즈의 책이어서  축약본인가 했다. 그런데 읽다보니 서론이 너무 길다. 그때서야 해설서라는 것을 눈치챘으니 차례를 꼼꼼히 보지 않은 불찰이다.

  르네상스, 그러니까 <데카메론>이 쓰여졌던 당시 시대적 설명과 이야기를 차용하여 읽어주고 이야기 속에 숨겨둔 의미들을 하나씩 꺼내어 해석해준다. 물론 작가의 주관적인 생각일지라도 꽤 설득력이 있다. 친절한 해설도 좋았지만 책 속에 담겨 있는 많은 그림도 인상적이었다. 많이 봤지만 잘 모르는 중세와 르네상스의 그림들을 이야기와 어울리게 함께 배치해 이해도를 높여준다. 그래서 조금은 지루할 수 있는 책이지만 흥미를 잃지 않게 도와주었다. 그림은 영상과 비주얼에 익숙한 현대인에게는  역시 힘이 세다.

 

  단테의 신곡과 함께 르네상스 문학으로 평가받고 있는 데카메론은 사실 보카치오의 순수 창작물이라기보다 항간에 떠돌던 이야기들을 보카치오 다시 정리 편집해서 만든 책이다. 르네상스가 시작되면서 신의 시대였던 서양의 중세는 서서히 막을 내리고 신 대신 인간이 중심이 되어 그리스의 예술과 문학이 복원된다.

  그리스어로 데카는 10을 의미한다. 그래서 <데카메론은 열흘간의 이야기다. 페스트가 만연한 피렌체를 피해 빈 별장에 모여든 일곱 명의 여자와 세 명명의 남자가 매일 한 편씩 열흘간 나누는 100편의 이야기다.  다양한 인간들의 솔직하고 인간적인 성적 욕망을 아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보카치오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괴로워하는 사람들 특히 우울증에 사로잡힌 부인들이 읽으면 즐거움과 유용한 충고로 괴로움을 덜어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당시 여인들은 폭군 같은 남편들에게 시다리며 인간 대접을 받지 못했다<데카메론> 속의 여인들은 자신의 욕망을 적극적으로 충족시킨다. 책을 읽으며 윤리나 도덕의 억압에서 벗어나 통쾌함과 해방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데카메론>의 재미는 유머와 농담이다. 우리가 같은 것을 보고 웃는다는 자체만으로 함께 느끼고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현재까지 떠도는 유머와 성적 농담으로 재생산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때때로 착한 일을 하고 때때로는 죄를 짓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천사도 악마도 아닌 인간이다.인간의 다체롭고 솔직한 모습을 담아 낸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은 한마디로 인생이야기다. 어떻게 살아가는 가 보다 어떤 존재인지 알려주고 선악 판단을 초월한 이야기다. 우리가 만든 세상이 암담하더라도 우리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는다는 희망의 메세지가 아닐까.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서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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