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십대를 위한 토론 콘서트 : 문화 - 청소년이 꼭 알아야 할 12가지 사회 쟁점 꿈결 토론 시리즈 2
윤용아 지음, 유영근 그림 / 꿈결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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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학생들과 수업을 하다보면  토론의 주제에 별로 고민하고 싶어하지 않으며 자신의 속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고 하거나 자신은 절대 그런 일이 없을 것이며 자신과 상반되는 주장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는 한다. 요즘 아이들 참 똑똑하고 현실적이지만 감성이 메말라 있거나 다른 의견에 공감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수업도 수행평가에 나온 책들이어야 관심을 가지거나 자신의 학교의 형식에 맞추어 수업을 요구하고는 한다. 독서나 토론도 학교 성적에 의해 좌우지 되는 이런 상황이 가슴 답답해진다.

 

  그래서 이 책이 더 반갑게 느껴진다. 더불어 사는 세상, 변화하는 사회, 내일을 준비하는 문화에 대한 토론거리를 제시한다.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담뱃값 인상, 휴대전화 단말기 보조금 규제, 안락사, 군인들의 휴대전화 사용등 다양한 주제를 접할 수 있다. 먼저 주제에 대한 설명과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슈들을 여러가지 자료를 소개하며 객관적으로 서술하였다. 관심이 있는 부분이라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며 읽을 수 있으며 처음 접하는 주제라면 읽으면서 상식을 넓힐 수 있다.

 '왁자지껄 토론 수업' 코너에서는 교실, 화상토론, 토론방송 페러디 등으로 연출하여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자신의 의견은 근거를 대며 주장하고 상대방의 의견에는 반론 꺽기로 반박하는 내용은 논술로 옮겨 써도 좋은 토론들이다. 다양한 의견을 읽다보니 내 생각과 일치하거나 비슷한 점을 발견하면 직접 토론에 참여하는 기분이 들었다.

   <베이비 박스를 늘려야 할까요?> 토론에서 베이비 박스를 늘려야 하나 줄여야 하나가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편견과 열악한 경제 여건 속에서 양육을 포기하게 되는 미혼모들의 현실을 개선하지 않는 한, 영아 유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한마디로 정리되는 듯했다. 사회적 문제가 생길 때마다 졸속으로 이루어지는 많은 행정들이 핵심은 무시한 채 헛다리만 짚고 있는 현실을 꼬집는 것 같다.

  아이를 키우면서 육아정보를 활발히 나눌 때가 있었다. 그 때는 겁도 없이 우리 아이의 일상을 낱낱이 공개하며 오늘은 무얼 먹고 무얼 하고 놀았으며 이런 거 만들고 놀았다고 열심히 자랑을 했었다. 아이도 자라고 초등학생이 되면서 육아카페 활동도 시들해져 블로그를 정리했다. 몇 년이 지나고 우연히 자료 검색을 하다가 발견한 우리 아이 사진.....낯선이의 블로그에 내가 썼던 글과 사진들이 있는 것을 보고 얼마나 놀랐던지 블로그 주인에게 비공개로 해달라고 메모를 남긴 일이 있었다.

  이제는  아이디나 비번조차 잊어버린 수많은 사이트 속에 나의 정보들, 나의 글들은 어떻게 되었을지 언제가는 한번 정리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에 죽기전에 디지털 세탁소의 문을 두드리고 싶어진다.  <잊힐 권리를 인정해야 할까요?> 라는 주제를 읽으면서 이것이 나만 고민하는 것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도 넘은 사생활 침해와 알리고 싶은 것만 알리고  들키고 싶지 않은 또 다른 나의 모습은 미화하고 싶은 욕구와 자신의 도덕적 잘못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정보를 지우고 싶어하는 인터넷 문화의 단면을 보여준다.

 

 <주민등록번호를 없애야 할까요?> 태어나면서 부터 주민등록번호가 있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고 주민등록번호 없이 어떻게 나의 신분을 증명할 수 있을 지 한번도 의심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개인정보 유출 때문에 존폐위기에 처해졌다. 대안으로 제시하고 사용되고 있는 아이핀, 마이핀 조차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하니 사이버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의 숙제인 것은 확실하다.

 

  10대들의 눈높이 맞추어 사회문화에 대한 다양한 의견부터 시사상식까지 재미있게 읽으면서 나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좋은 책이다.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읽고 식사시간에 T.V는 잠시 끄고 이야기 나누면 어떨까? 토론이 꼭 책상에서 하라는 법은 없으니까 밥상에서 엄마와 아빠와 함께 해보는 토론이 더 살아있는 토론이 되지않을까 생각한다.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서평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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