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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돌아왔다
티무르 베르메스 지음, 송경은 옮김, 김태권 부록만화 / 마시멜로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히틀러가 살아 돌아왔다고? 참 재미있는 상상이다. 어쩌면 끔찍할지도 모르지만.
분명히 블랙코미디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히틀러가 베를린 공원에서 어리둥절 깨어나다. 정비되지 않은 공원과 자기에게 공경을 표하지 않는 '아디다스 소년단'을 보며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낀다. 하지만 곧 자신의 처지를 깨닫고 시간을 뛰어넘은 상황을 이해하고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은 시간여행자들이 등장하는 여러 소설에서 본 것과 비슷하다.
독일인에게 히틀러는 어떤 사람일까? 전쟁을 일으키고 유대인들을 학살한 독재자이자 전범일뿐일까? 히틀러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고대 유물이나 유적이라도 발견한 듯 호기심을 넘어 호의적이기까지하다.
그의 연설을 들은 어른들은 욕하고 비웃지만 우리나라의 일베를 즐기는 사람들의 무리인 듯한 청소년들에 의해 유투브 스타가 된다.
또한 그의 추종의 무리들에 의해 테러를 당하기도 한다.
이 책은 히틀러를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히틀러의 눈으로 바라본 현대인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이 들었다. 물질만능적인 삶과 상업적인 방송의 현장 그리고 철학없는 정치가들에 대한 비난이다. 얼마전 월드뉴스에 나왔던 독일의 시위 장면은 지금이 21세기가 맞을까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제국주의적인 망령이 서서히 일어나고 있었다. 외국인들 때문에 일자리가 줄어든다며 외국인을 몰아내야한다는 시위였다.
히틀러가 정당을 인수를 하면서 책을 내서 유명해지고 정치활동을 다시 하리라는 야망을 드러낸다. "비가 와도 소풍은 갑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말이다.
우리가 죽었다고 생각하는 히틀러는 어쩌면 우리 가까이 살아있을지도 모른다. 어느날 그 모습을 확연히 드러내어 현대인들을 비웃겠지.
만약 우리나라의 박정희대통령이나 이승만 대통령이 살아돌아온다면 우리도 히틀러를 대하듯 호기심에 기웃거리거나 비난하든지 어떤 반응을 일으키게 될 것인지 궁금하기도 하다. 어쩌면 그의 유령들이 우리의 한 부분을 점령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번역본의 한계일까? 아니면 문화적인 이해가 부족해서일까? 재미있는 소재와 구성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에 푹 빠져 읽지는 못했다.
독일 아마존 베스트셀러이며 세계를 발칵 뒤집은 책이라는데 나는 조금 지루하게 느껴져 졌다. 솔직히 썩 흥미있고 재미있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남들도 다 재미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아니다.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서평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