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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어 - 예비용 왕자에서 내 삶의 주체가 되기까지
서식스 공작 해리 왕자 지음, 김광수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4년 5월
평점 :
이 이야기는 태어날 때부터 SPARE, 예비용이라 불린 영국의 해리 왕자 이야기다.
해리 왕자는 1984년 9월에 영국 왕세자 찰스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가 태어난 직후 찰스 왕세자는 본인이 계승자에 이어 예비용까지 얻었다고 기뻐했다고 한다.
영국의 직계 왕족으로 태어나 보통 사람들과 완전히 다른 삶을 살던 해리 왕자는 1997년 우리나라 나이로 중학교 1학년 때 어머니인 다이애나 전 왕세자비를 잃고 누구에게나 그랬겠지만 극심한 상실감과 어머니에서 자신에게 타겟을 변경한 각종 황색 언론, 파파라치, 스토킹 등으로 커다란 고난을 겪기 시작했다.
언론은 해리 왕자가 학업에서 신통치 못한 성적을 냈다고 바보 취급을 하거나 여자친구를 사귀면 본인은 물론 가족과 모든 지인들까지 뉴스거리로 삼았고 결국엔 이별에 이르게 하는 일이 반복되었다.
이런 본인의 처지에 지친 해리 왕자는 군인이 되어 고국을 떠나고자 하였으나 이마저도 언론에 의해 모든 행적이 보도되고 파병 가는 지역마다 적들의 표적이 되어 본인은 물론 주변 사람들마저 위험에 처하게 되는 등 군대로의 도피도 결국 좌절되고 말았다.
물론 본인의 주관적인 관점의 자서전이라 모든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없으나 왕족이라는 특수한 입장의 가족들은 해리 왕자가 바라는 위로와 지원을 해주지 못했고 서로를 의심하고 멀어지기 시작했다.
현대 사회에서 존속을 위해 국민의 눈치를 보는 소극적인 왕실, 특히 누구보다도 가까웠던 유일한 친형제 윌리엄 왕자와 본인의 이미지 개성을 위해 재혼자와 함께 아들들을 이용한다는 의심까지 받게 된 아버지 찰스 왕세자에게 실망한 해리 왕자는 본인의 안식처를 찾아 전 세계를 떠돌았고 지금은 미국인 아내 메건과 결혼하여 미국에서 살고 있다.
해리 왕자는 일반 사람과 다르게 세상에 많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서 태어났다. 그는 어머니가 하고자 하던 에이즈 환자, 빈민층 구제 사업 등을 이어나갈 능력을 가졌고, 군 생활에서 직접 목격한 상이 군인들을 위한 거대한 행사인 인빅터스 게임을 창설하기도 했다. 해리 왕자와 동년배이자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그가 이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하고 자신의 능력으로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기를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