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리데이 인 뮤지엄 - 도슨트 한이준과 떠나는 명화 그리고 미술관 산책
한이준 지음 / 흐름출판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전에 딱 한 번 한이준 도슨트의 전시해설을 들어본 적이 있다. 이미 그 때에도 인기 폭발하는 도슨트여서 거의 인파 틈바구니에 끼어있는 수준이었지만...너무 어렵지도, 그렇다고 너무 날림도 아닌 딱 적절한 눈높이를 유지해 유쾌하고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멋진 해설이라는 인상이 남아 있었다. 


그런데 그 한이준 도슨트가 직접 쓴 화가와 미술관 소개서라니? 보통은 커다란 콘셉트를 중심으로 하여 그 키워드와 관련된 여러 예술가를 소개하거나, 혹은 특정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는 예술가를 소개하는 식인 게 '일반적'이라는 느낌이지만... <홀리데이 인 뮤지엄>은 공평하게(?) 국내작가와 해외작가를 각각 다섯 명씩 소개하고, 해당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거나, 혹은 (작품이 걸려있는 건 아니지만) 비슷한 분위기를 품고있는 미술관을 한 곳씩 엮어 소개하는 식이다. 마치 소개팅 같기도 하다. 얘 느낌이 너랑 비슷해서 잘 어울릴 것 같으니 한 번 만나봐, 하는 식의...ㅎㅎ

한이준 도슨트의 글을 읽고 있자면 이 작가가 (책을 펴내었으니 당연히 도슨트이자 작가님이라고 생각!!) 얼마나 깊이 예술을, 그리고 예술가들을 사랑하는지가 문장마다 느껴진다. 세상을 사랑과 애정으로 바라보는 사람의 글이라는 느낌이랄까.

천경자 화백을 과감하게 '반 세기 전 여행 유튜버'라는 재치있고 유쾌한 별명으로 소개한다든가, 생계를 위해 여러 일을 병행한 뒤피를 '프로 N잡러'라고 소개한다든가, 그의 작품을 마치 포카리 스웨트 광고로 제작해도 될 정도라고 비유한다든가, 세잔을 '19세기의 사과 집착남'으로 소개한다든가... 이런 부분들을 읽다 보면 미술에 대해 조예가 깊지 않아서 책 소개글에서처럼 '미술, 좋아는 하는데 미술은 잘 몰라서...'하고 소심하게 한 발 뒤로 물러나게 되는 나 같은 독자들도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애정하는 화가들을 소개하고자 하는 한이준 작가의 마음이 느껴져서 괜히 감동을 받기도 했다.

한이준 도슨트의 해설 말투를 그대로 텍스트로 옮겨놓은 것 같은 글이기 때문에 막힘없이 술술 읽어내려갈 수 있는 책이다. 어렵지도 않고, 내킬 때 한 챕터씩 부담없이 툭툭 읽어나갈 수 있는 책인데, 그 와중에 누드사철제본이라 양쪽 페이지를 가득 채운 그림을 볼 때에도 책 망가질 걱정 없이 쫙쫙 펼쳐서 볼 수 있는 게 최고 장점!!! 책의 만듦새마저도 내용과 꼭 닮아있어서 너무 좋다....

열 개만 소개받기엔 너무 아쉽다고 느끼던 찰나에 마지막 에필로그 페이지를 넘기고 나니 정말 비밀노트처럼 전국 각지에 숨어있던 미술관 리스트가...!! 당장 갈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지도에 하나씩 박아놓고, 근처에 방문할 일이 있으면 한 곳 한 곳씩 들러봐야겠다...🥺💕

(출판사로부터 서평용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