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7 : 반물질의 블루스 ㅣ 미키7
에드워드 애슈턴 지음, 진서희 옮김 / 황금가지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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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미키7의 후속작!! 예전에 샀던 황금가지 소설 사이에 끼어있던 리플릿에 미키7의 후속작이 발매 예정이라고 적혀있길래 언제 나오나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는데.... 🥺🥺🥺 책 받자마자 허겁지겁 읽기 시작했다...

'테세우스의 배'에 비유한 익스펜더블 설정, 당장 3초 뒤에 목이 따이게 생겼지만 빈정거리는 걸 못 참는 캐릭터들 덕분에 흥미진진했던 미키7... 하지만 당시에 내가 써놓은 기록을 보니 뒤쪽으로 100페이지쯤 더 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운 소리가 적혀 있었는데, <미키7:반물질의 블루스>는 말하자면 그 아쉬운 100페이지를 충분히 채워주는 후속작이다.

절대로 복제품은 만들지 않을 것이라는, 즉 앞으로 유일한 미키7 반스로 남게 되면서 마무리된 <미키7>을 정면으로 비웃기라도 하듯 <반물질의 블루스>는 "방금 복도에서 날 봤어."라는 말로 시작한다. 심지어 미키는 별안간 토끼 돌보미(정확히는 토끼 돌보미의 보조) 신세가 되어 있다. 본인은 그럭저럭 만족하는 것 같지만, 어쨌든.

미키 덕분에 위기를 극복은 했지만 개척민들은 또 다른 의미의 위기에 놓여 있고, 이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사령관 마샬은 미키에게 숨겨두었던 반물질 폭탄을 다시 회수해오기를 명령한다. 사실상 죽으라는 것과 거의 마찬가지인 명령을 등에 짊어지고, 미키는 또 다시 어쩔 수 없이 임무를 수행하러 떠난다.

그럭저럭 친구...아니, 친구까지는 아니지만 적어도 전처럼 보자마자 무기를 발사하지는 않는 관계 정도로 발전한 크리퍼들. 그리고 미키 일행은 그 사이에서도, 공식적으로는 '최근에 우리 둥지를 침범한 생명체에게 말하는 스피커'지만 자신을 '스피커'라고 불러도 된다고 말하는, 베르토의 목소리를 흉내내는 어떤 크리퍼와 만나게 된다. 그는 미키에게 꽤 우호적이다. 어쩌면 반물질 폭탄을 돌려줄 것도 같다. 하지만 그는 미키로서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하게 된다. 이 땅에는 자신들 외에 또 다른 외계생명체 집단이 있고, 그 폭탄은 그들에게 넘겨주었다는.

여기 도덕적 딜레마를 하나 준비했다. 살아있는 적과의 약속일까, 아니면 죽은 친구와의 약속일까? 이 중 어느 것을 우선시 해야 할까? - 368p

사실상 이 작품을 관통하는 가장 굵직한 질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 전작과 후속작 내내, 미키는 계속해서 안전(미시적인 의미로도, 인류 전체 측면이라는 거시적인 의미로도)과 눈 앞의 동료, 사랑, 친구 사이의 저울질을 강요받아왔다. 미키는 후자를 놓지 못해 매번 쩔쩔매며 선택을 유보하는데, 운 좋게도 거의 늘 어느 쪽도 포기하지 않은 채 살아올 수 있었다. (그 자신의 육체만 빼면) 하지만 이번만큼은 다르다. 미키는 '선택'을 해야 한다. 둘 다 포기할 수 없다는, 낭만적이지만 우유부단한 그런 대답으로는 상대를 만족시킬 수 없다.

사실 답이 거의 정해져있는 도덕적 딜레마나 마찬가지지만^^;; 물론 중요한 것은 그 뒤에 어떤 이야기가 이어지는가인데, 여기에서 미키는 정말이지 모두를 나자빠지게 만들 만한 결단을 내리게 된다.

<미키7>을 읽었을 때와 비슷하게 '아~ 뒤쪽의 클라이막스 이야기가 한 50페이지만 더 있었으면 그래도 재밌었을 것 같은데ㅠㅠ'라는 생각이 조금 들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장 넘기는 것을 멈출 수 없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이다. 개척민과 토착민, 그리고 또 다른 형태의 토착민 사이의 이야기... 스스로를 테세우스의 배라고 비유하는 미키 반스의 정체성 탐구라든가 개척민과 토착민 사이의 갈등 등, 이야기가 담고 있는 철학적인 사유는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전편만큼 많지 않은 것 같지만 이야기 자체가 가지고 있는 스펙타클한 재미는 더 풍성해졌다는 느낌이다. <미키7>을 재미있게 읽은 독자라면 안 읽고 흘려보내기에는너무 아쉬운 후속작임.... 이게 봉준호 감독의 영화화에는 포함되지 않는 후속작인 게 아까울 정도!!

(출판사로부터 서평용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공식적으로는 ‘최근에 우리 둥지를 침범한 생명체에게 말하는 스피커‘지만 ‘스피커‘라고 불러도 돼. 드디어 만났네. 반가워, 미키." - P150

나샤는 내가 등을 대고 쓰러질 정도로 세게 주먹질을 했다. "이 바보 같으니. 그건 알고 있지, 그렇지?"
나는 나샤에게 가까이 다가가 허리를 숙여 내 이마를 그녀의 이마에 맞댔다. "그럴지도. 하지만 이 바보는 너의 바보잖아."
나샤가 우리의 호흡기를 들어올리고 내게 키스를 했다.
"나의 바보지." 그녀가 말했다. 정말 완전 나의 바보야." - P342

여기 도덕적 딜레마를 하나 준비했다. 살아있는 적과의 약속일까, 아니면 죽은 친구와의 약속일까? 이 중 어느 것을 우선시 해야 할까? - P368

"혹은 미세 수슬을 하는 방법도 있다네. 확실히 그게 가장 공격적인 접근이지. 완전히 회복하거나 사망하거나 둘 중 하나야. 위험이 크면 보상도 큰 법이니가, 안그래?" (중략)
나샤는 뭘 원할까?
당연히 나는 이 문제의 답도 알고 있다.
나샤라면 공격적인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곧장 대답해버렸을 것이다.
나샤는 예전과 똑같은 자신으로 돌아가고 싶어 할 것이다.
그럴 수 없다면, 나샤는 그 무엇도 되고 싶지 않을 것이다. - P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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