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 마이 버디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07
장은진 지음 / 자음과모음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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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하는 일은 숨으로 숨을 구하는 것이었다. 숨으로 숨을 맞바꾸는 일이었다.”

어느날 갑작스럽게 도시를 덮친 해일로 인해 물에 잠겨버린 도시를 배경으로 진행되는 따뜻하면서도 단단한 소설이다. 다이빙을 사랑하는 소년 세호와 그의 스승이자 버디인 샘 아저씨, 세호의 동생인 세아, 그리고 세호가 구해낸 소녀 혜미와 그녀의 고양이 루나는 반 이상 잠겨버린 빌딩에서 잠수로 생필품을 구해다 하루하루 살아간다. 하지만 도시를 반 이상 집어삼킨 물은 물러나기는커녕 하루에 한 층, 가끔은 두 층씩 빌딩을 집어삼키며 그들을 더욱 고립시키기만 한다.
도무지 좋은 미래를 기대할 수 없는, 답이 보이지 않는 재난 상황을 그린 디스토피아 소설이지만 생각했던 것만큼 어둡지도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대책없이 희망이나 미래에 대해 논하지도 않는다. 살기 위해 하루하루 물장구를 치고 잠수를 하는 생활을 담담한 말투로 그려내고 있을 뿐이다. 이 작품에는 소위 말하는 '빌런'이나 자신의 이득을 위해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그런 사람도 나오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건 버디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인생은 버디를 찾는 여정이란 생각이 들어. 태어난다는 건 버디를 만나기 위한 거야. 가족이라는 버디, 친구라는 버디, 애인이라는 버디, 부부라는 버디, 동료라는 버디, 반려동물이라는 버디.”

괴로운 현실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시작했던 다이빙은 세호의 열정이자 삶의 의미가 되고, 재난이 닥쳐온 지금은 생존수단이자 숨 그 자체가 된다. 잠수로 생필품을 구해다가 다른 빌딩에 나눠주던 중 자신을 괴롭히던 동급생과 마주친 세호는 솔직하게, 그리고 진심으로 '살아남아 다행'이라고 말한다.

오랫동안 배를 타거나 바다를 보고 있으면 그 물속이 그렇게 편안해 보일수가 없다고 한다. 세호는 치열하게 살아남으려 애쓰면서도 이따금 그 강렬한 유혹에 흔들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호를 계속 물 위로, 삶으로 끌어올려주는 것은 바로 버디라는 존재다. 함께 살아남기로, 함께 호흡을 나누기로 약속한 존재. 세호에게는 버디가 있고 그 버디가 살고 싶어한다면, 세호는 살아남아야 한다.

"내가 언니 동생도 돼 줄게."
"진짜?"
"응. 살아남았으니까."
세아는 자고 있던 루나를 안고 혜미의 침대로 옮겨갔다. 그래. 살아남으면 누구든 가족이 되는 것이다. (168p)

사람 수대로 촛불을 켜두고, 그림 없는 그림책을 펼친 채 조곤조곤 이야기를 주고받는 장면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그들은 모두 가족이 되고 친구가 되고 버디가 될 것이다.
살아남았으니까.

(출판사로부터 서평용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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