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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어서 술술 읽히는 경제 교양 수업
박병률 지음 / 메이트북스 / 2020년 4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3장 경제사 부분과 4장에서 책장이 술술 넘어가고 기억에 남았던 부분이 많습니다. 모비 딕으로 바라보게 된 배당의 시작. 영문학도라면 3대 비극(리어 왕, 폭풍의 언덕, 모비 딕)으로 일컫는 멜빌의 모비 딕이라는 작품이 익숙할텐데요. 많은 사람들이 포경선에 투자하고, 포경선의 선장과 선원들은 수익금의 일부를 배당받았다고 합니다. 모비 딕을 통해 미국에 401k 제도가 생긴 것은 아닐까 하는 궁금증이 들기도 했어요.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작품의 반체제 인사 버나드를 보며 아일랜드라는 영화가 떠올랐습니다. 멋진 신세계에서 컨베이어벨트에서 태어나는 아이들로 아일랜드란 영화에서의 출산이 떠올랐습니다. 육류 가공 공장에서 발견한 컨베이어벨트 시스템, 포드의 일당 5달러 정책 등으로 표준화된 제품을 대량생산, 대량소비하는 포디즘에 대해 잘 기술되어 있습니다.
현대경영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기업의 최대 자신은 사람이라고 하였습니다. 직원은 자산이고 경영이란 인간에 관한 것이라는 뉴포디즘이 와 닿는 시기입니다.
주52시간 근무제와 최저임금 보장, 열등재, 주세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 있어요. 무엇보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 언급된 강남 재개발에서 시작된 입주권에 대한 이야기가 요즘 읽어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난장이 가족은 부동산 거간꾼에게 25만원에 입주권을 팔지만, 시세차익은 개발업자와 부동산업자의 몫이 됩니다. 저소득 입주민들의 고통의 크기는 부동산업자의 부와 비례합니다. 입주권은 그림의 떡이 되지요.
서울시 길음 뉴타운의 경우 원주민과 세입자가 재개발 뒤 재정착한 비율은 17%에 불과한데요. 입주권과 분양권에 관심이 많아 꼼꼼하게 읽어보았습니다. 2021년부터 분양권도 주택 수에 포함됩니다. 분양권의 양도세 부담이 입주권에 비해 높았는데, 내년부터는 분양권과 입주권의 양도세 최고세율이 50%로 동일해집니다. 입주권과 분양권은 정부가 부동산 부양책을 쓰느냐 억제책을 쓰느냐에 따라 적용되는 세법의 차이가 있습니다.
언급된 많은 문학 작품들을 헤아려 보면서 그 속에 담긴 경제 스토리텔링으로 새로운 시각에서 볼 수 있는 책입니다. 어렵지 않게 경제 용어와 상식을 접할 수 있어 추천합니다 :)